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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리뷰
오리베티 프라이머시
깨끗하고 정밀한 하이브리드 인이어 모니터

2017년 07월 27일


*알림 : 이 리뷰는 구버전의 오리베티 프라이머시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름도 모릅니다. 성도 모릅니다. 이렇게 사전 정보가 없는 제품은 또 처음 봅니다. 오리베티 프라이머시(Oriveti Primacy)와의 첫 만남은 실로 생소한 것이었습니다. 저에게 있어 이 물건은 그냥 둥그렇고 시커먼 인이어 모니터일 뿐이었는데요. 오리베티 프라이머시를 소개하는 저는 지금 마음이 굉장히 편합니다. 일명 ‘밸런스형 이어폰’을 찾는 사람들에게 자신있게 권할 수 있는 이어폰이기 때문입니다.


다수의 이어폰을 사용해볼 계획이 없으며 음반 감상에만 집중하고 싶은 사람의 경우 고.중.저음의 균형이 잘 맞는 제품을 찾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시장을 살펴보면 그런 이어폰은 대단히 드뭅니다. 그 이유는 대략 두 가지가 있는데, 현재의 기술적 중심에 맞춰서 고.중.저음 균형을 잡으면 실제로 듣기에 상당히 차갑거나, 선이 가늘거나, 심심한 소리가 됩니다. 둘째는 밸런스형 이어폰을 찾는 사람의 기준이 실제로 밸런스형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개인마다 ‘이 정도면 고.중.저음 균형이 맞는다’라고 생각하는 기준이 다르다는 얘깁니다. 그래도, 정말 많은 점을 타협해서, 다수가 밸런스형 이어폰이라고 인정해준 이어폰을 찾아본다면 Etymotic Research의 제품들과 HiFiMAN RE0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Sony의 MDR-EX1000이나 MDR-7550 같은 제품도 있고, 음악 감상용 이어폰 사업을 접었지만 Phonak의 PFE 시리즈도 유명했지요.


이제는 오리베티 프라이머시를 새로운 레퍼런스급 밸런스형 이어폰으로 추천하겠습니다. 저의 주관적 기준으로 말한다면 이 제품은 대체로 평탄한 소리를 내면서도 ER-4S보다 저음이 더욱 강력하며, RE0보다 선명한 고음을 들려줍니다. 가격이 40만원대 초반인데 ER-4S 한 개와 RE0 한 개 살 돈을 합쳐서 구입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두 이어폰의 장점을 모두 갖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회사의 정보를 조금도 공개하지 않는 오리베티는 프라이머시 한 종류만 판매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 포럼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를 지금부터 설명해보겠습니다.

평범한 디자인, 가지런히 정리된 다수의 구성품

오리베티 프라이머시는 채널 당 2개의 밸런스드 아머처(BA) 유닛과 1개의 다이내믹 드라이버(DD)를 단단한 알루미늄 하우징 속에 담고 있습니다. 일명 하이브리드 이어폰이라고 불리는 구성인데요. BA 유닛의 선명한 고.중음과 DD 유닛의 깊은 저음을 모두 확보할 수 있지만, 자연스러운 소리를 만들기가 대단히 어려운 구성이기도 합니다. 이후 사운드 파트에서 설명하겠지만 오리베티 프라이머시는 하이브리드 이어폰이면서도 소리의 어색함이 없습니다. 어떻게 해서 이토록 완벽에 가까운 ‘BA와 DD의 조합’이 가능했는지 궁금합니다. 하지만 오리베티의 개발자들은 베일에 싸여 있습니다.


그들이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이유는 제품 디자인이 부끄러워서일지도 모릅니다.(?!) 네, 이 점은 명확히 짚어둬야겠습니다. 프라이머시는 실제로 보면 조금도 비싸 보이지가 않습니다. 제품의 기능은 부족한 점이 없으나 적어도 제품 자체로 디자인 아이템의 가치를 제공하지는 못합니다. 소리 품질은 하이엔드와 레퍼런스라는 단어가 딱 맞을 정도지만 디자인은 평범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이 제품을 구입한다면 패키지를 열어보면서 생각이 바뀔 수도 있겠습니다. 패키지 구성이 매우 좋기 때문입니다. 박스를 열면 이어폰 본체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으며, 그 안에는 모든 군대 전역자들이 ‘오오~’할 정도로 잘 정돈된 구성품이 있습니다. (물건들을 각 잡아서 정리해본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해당됨) 원형의 금속 케이스, 부드러운 고무 재질의 이어훅, 귀지 청소툴, 6.3mm 어댑터, 항공기용 어댑터, 각 2쌍씩 들어있는 네 가지 사이즈의 실리콘 이어팁, 각 2쌍씩 들어있는 중간 사이즈 폼팁이 줄을 맞춰서 가지런히 배치된 모습입니다.



오리베티 프라이머시의 하우징 디자인은 노즐 부분이 상당히 길게 되어 있습니다. 이 점 때문에 이어팁의 선택이 매우 중요하게 되는데요. 크기 분류는 XS, S, M, L이며 기본 장착된 실리콘 이어팁은 S 사이즈입니다. 알맞은 사이즈의 이어팁을 사용할 경우 매우 강력한 소음 차단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시끄러운 장소에서 비교적 낮은 볼륨으로 음악을 듣고 싶다면 좋은 선택이 되겠습니다. 혹시 S 사이즈가 잘 맞지 않는다면 XS 사이즈를 써보시기 바랍니다. 노즐이 귀 속으로 깊이 들어가면서 주변 소음이 확 줄어든다면 사이즈가 맞는 것입니다.



촘촘히 꼬아놓은 트위스트 타입의 케이블은 옷에 닿을 때의 노이즈를 줄여주며 3.5mm 플러그는 직선형의 슬림한 모습입니다. 케이스를 씌운 스마트폰의 이어폰 잭에도 끼울 수 있겠고요. 케이블과 이어폰 본체는 MMCX 커넥터로 연결되며 탈부착이 가능합니다. 커넥터 주변에 다른 구조물이 없으므로 손쉽게 커스텀 케이블 장착을 할 수 있겠습니다. (*장착된 모습이 케이블 디자인과 어울린다는 보장은 없음)



기본 포함되는 부드러운 고무 재질의 이어훅은 저에게는 필수 아이템이었습니다. 저는 외이도 입구의 방향이 아래쪽으로 기울어져 있는데 이 때 이어폰을 오버이어 방식으로 착용하면 케이블이 귀 바깥쪽으로 밀려나옵니다. 이어훅이 있어서 그나마 케이블 흘러내림을 방지할 수 있었지요. 말랑할 정도로 부드러워서 귓바퀴에 부담을 주지 않는 점도 좋습니다. 다만 너무 부드럽기 때문에 속으로 넣어둔 케이블이 자꾸만 밀려나옵니다. 틈틈이 다시 밀어 넣어주면서 사용했습니다.



SOUND


Driver : Exclusive Dual Armature Driver, 8.6mm Dynamic Driver
Impedance : 11 Ohm
Frequency Response : 20 - 20000Hz
Sensitivity : 107+-3dB/mW, 1kHz
Distortion : under 1%
Cable Length : 1.2 m

오리베티 프라이머시의 능률은 꽤 좋은 편으로, 스마트폰이나 소출력 DAP 연결에 잘 맞습니다. 단, 감도 수치가 110dB를 넘는 다른 인이어 모니터에 익숙하다면 프라이머시를 연결했을 때 기기의 볼륨을 10~20% 정도 올려야 할 것입니다. 아이폰 6S에서는 45~50% 정도의 볼륨으로 감상했습니다. (게인을 낮춰 녹음된 클래식 악곡을 들을 때는 60% 정도) 헤드폰 앰프를 연결하는 것은 오너의 자유지만 제 생각에는 프라이머시가 작은 출력에서 원래의 소리를 내도록 설계된 듯 합니다. 아이팟 클래식에 연결해도 볼륨 50%를 넘기기가 약간 부담스러울 정도인데, 뒤에서 설명하겠지만 고음 강조가 꽤 있어서 그렇습니다. 저음 중에서는 초저음 영역이 강조되는데 이 부분은 앰프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을 것입니다.


초고음, 초저음이 잘 들리는 플랫 사운드

이 제품의 소리 첫 인상은 대체로 평탄한 가운데 높은 고음과 초저음이 강조된 U자형 사운드입니다. 듣는 이에게 격렬한 인상을 주는 V자형 사운드가 아니라, 처음 들을 때는 심심한 플랫(Flat) 사운드처럼 들리는데 이어팁을 제대로 끼우고 더 들어보면 초고음과 초저음이 뚜렷하게 느껴집니다. 이처럼 고음과 저음 강조가 있는 경우 중음 영역을 낮추지 않아도 상대적으로 중음이 약간 멀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사람 목소리의 바탕이 되는 높은 저음을 강조하지 않아서 ‘보컬이 가깝게 들렸으면 좋겠다’는 요구에는 부응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목소리를 다른 악기 소리와 함께 정확히 들려줄 뿐입니다.


착용을 해봤는데 주변 소음이 많이 들어오고 저음이 약하게 들린다면 이어팁 사이즈가 안 맞거나 귀 속으로 충분히 밀어 넣지 않은 상태입니다. 폼팁으로 바꾸시거나 다른 손으로 귓바퀴를 위쪽으로 잡아당기며 밀어 넣어봅시다. 이 과정을 통과했다면 처음부터 귀가 시원해질 정도의 고해상도에 놀라게 될 것입니다. 또, 소리에 대한 감성적 왜곡이 조금도 없어서 두 번 놀라게 될 것입니다. 분명히 고음과 저음 강조가 있는데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중립적 음색과 고.중.저음의 균형을 느끼게 됩니다. 청취자가 심리적으로 놓치고 있는 고.저음 영역을 이어폰이 챙겨줘서 최종적으로 원음에 가까운 소리라고 인지하게 되는 듯 합니다.

“소리의 특징은 다르지만 소리의 해상도만 놓고 본다면 AKG K3003과 동등한 수준이라고 생각 중입니다.”

서로 다른 트랜스듀서의 조화

또 하나의 첫 인상은 BA의 고음과 DD의 저음이 이루는 조화입니다. 만약 제가 프라이머시의 구조를 몰랐다면 처음 들어본 후 고.저음이 강조된 다이내믹 드라이버 이어폰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물건의 제품 사양에는 디스토션 수치가 1% 미만이라고 되어 있는데, THD (1kHz 기준) 수치가 좋다고 평가 받는 제품들이 0.1% 이하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소리를 들어보면 프라이머시는 상당히 빠르고 정확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고.중음의 일부 영역에서 듣기 좋은 잔향이 발생하는데 어디까지나 '일부'에 불과하며 대부분의 영역에서는 잔향이 거의 없습니다. 커피로 치면 거의 더블샷 에스프레소 수준으로, 정밀한 음악 감상 뿐만 아니라 레코딩 스튜디오에서 쓰는 이어폰으로도 권하고 싶습니다.


시원하고 깨끗한 고음, 실리콘 이어팁의 약간 밝은 음색

밸런스드 아머처 유닛의 장점 중 하나는 넓은 범위의 고음 재생입니다. 또한 고음의 에너지(?)가 높아서 어떤 음악을 들어도 고음의 존재를 뚜렷하게 드러내는 면이 있습니다. 프라이머시의 노즐을 살펴보면 두 조각의 하우징 중에서 전면 하우징과 일체형으로 되어 있으며 그 두께가 거의 3mm에 이릅니다. 그 속에는 아주 작게 뚫린 홀이 보이는데 이러한 설계가 BA의 고음을 깨끗하게 하면서도 밝게 되지 않도록 만드는 모양입니다. 만약 노즐의 두께가 더 얇고 구멍을 크게 뚫었다면 고음의 정밀도가 낮아지고 매우 밝은 음색이 되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프라이머시의 고음은 10kHz 주변 또는 그 위쪽의 초고음 영역에서 깨끗한 인상을 줍니다. 락과 재즈를 좋아한다면 드럼의 찰랑거리는 심벌즈 소리에서 깊은 감명을 받을 수 있겠습니다.

음색에 대해 다시 짚어봅시다. 실리콘 이어팁을 쓴다면 약간 밝은 고음으로 인식될 수 있으나 파랑색으로 느껴질 정도의 밝은 고음은 아닌 듯 합니다. 폼팁을 끼워도 프라이머시의 선명한 고음은 거의 그대로입니다. 혹시 고음 자극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실리콘 이어팁 상태에서는 치찰음이 강하다고 느낄 수 있으며 폼팁을 끼운 상태에서는 '고음이 시원하다'며 만족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하의 감상문 내용은 실리콘 이어팁 S 사이즈 장착 상태를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XS 사이즈 이어팁을 써서 노즐 전체를 귀 속에 넣는 방법이 있으나 조금이라도 사이즈가 맞지 않으면 저음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니 S 사이즈를 선택합니다.

“XS 사이즈의 이어팁이 맞는다면 노즐이 귀 속으로 깊이 들어가면서 더욱 정밀하며 중립적 음색의 고음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단단한 타격과 든든한 배경을 모두 수행하는 저음 설계

고음과 더불어 ‘저음의 설계’도 훌륭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에 대한 설명을 위해 하이브리드 이어폰의 어려운 점을 상기해봅니다. 저음 강조를 안 하면 사실상 하이브리드 구조를 선택한 의미가 없어지고, 저음 강조를 너무 많이 하면 애써 다듬어놓은 선명한 고음이 가려집니다. 그리고 다이내믹 드라이버의 소리는 하우징의 두께, 밀도, 형태 등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BA 유닛을 넣은 상태에서 최적화된 저음이 나오도록 하우징 설계를 해야 합니다. 오리베티 프라이머시는 저음을 높은 저음과 초저음으로 나눠서 표현합니다. 100Hz 주변의 높은 저음은 짧게 끊어서 치는 타격을 중시하며, 100Hz 미만의 초저음 영역은 든든히 강조해서 깊은 배경을 형성합니다. 직접적 저음 강조를 피하고 음악의 바닥이 되는 초저음 영역만 집중적으로 강조하는 방식입니다. 이것은 한스 짐머의 영화 사운드 트랙을 감상할 때 특히 두드러지는 점인데요. 다프트 펑크의 ‘트론 : 레거시’ OST나 ‘배트맨 대 슈퍼맨 : 저스티스의 시작’ OST를 감상할 때 구구궁~하는 초저음 울림이 지속적으로 느껴집니다. 또, 저음 악기가 아무리 크게 울려도 고.중음 영역을 가리지 않습니다. 제 기준에서는 강조된 저음으로 인한 마스킹 현상이 아예 없다고 봅니다.


공간감 확장은 거의 없음, 머리 속에 맺히는 음상

소리를 정교하게 쪼개되 넓게 펼치지는 않습니다. 음의 구성 요소들을 한 줄로 정확히 세워둔 것 같군요. 이 때문에 멀티 드라이버 + 하이브리드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싱글 풀 레인지 드라이버처럼 잘 정돈된 인상을 줍니다. 단, 음악이 연주되는 공간의 넓이를 확장하는 효과는 거의 없습니다. 베이스 포트가 없는 밀폐형 이어폰이기 때문에 그런 면도 있고요. 다른 인이어 모니터들이 그러하듯 좌우 채널의 초점이 머리 속에 맺힙니다.

튼튼한 금속 하우징의 긍정적 영향 - 강하지만 정돈된 저음

제품에 사용된 다이내믹 드라이버 자체의 특성이 크겠으나, 두껍고 딱딱한 알루미늄 하우징이 저음 울림을 다듬어주는 듯 합니다. 초저음 강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음 전체의 울림이 무척 단단합니다. 부드럽게 풀어주는 저음과는 완전히 반대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음악의 종류와 관계없이 초저음 감상에서 지속적으로 만족스럽습니다. 든든하고 강한 힘의 저음인데 억지로 몸집을 불리거나 크게 보이려고 하는 저음이 아닙니다. 콘트라베이스의 저음을 보다 명확하게 들으면서도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습니다. 저는 밸런스형 이어폰에는 '존재만 알려주는 저음'이 아니라 '울림이 확실하게 느껴지되 넘치지 않는 저음'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프라이머시의 저음이 후자에 속합니다.


명료한 중음, 높은 해상도에 대해

고.저음보다 멀게 느껴질지는 몰라도 중음의 디테일은 놀라운 수준입니다. 피아노 소리가 깨끗하게 닦아놓은 거울처럼 투명하게 보입니다. 남녀 보컬은 다른 악기 소리의 영향을 조금도 받지 않고 그대로 드러납니다. 프라이머시는 목소리를 별도로 강조하는 게 아니라 고.저음을 깔끔하게 정돈해서 자동적으로 목소리가 깨끗하게 들리도록 만듭니다.

음의 해상도가 매우 높은 이어폰 헤드폰의 경우 '정보량이 너무 많다'고 평가 받기도 합니다. 성능으로는 단점이 아니지만 쨍한(?) 소리를 싫어하는 사람을 나무랄 수는 없습니다. 프라이머시도 정보량이 매우 많은, 쨍한 소리의 이어폰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최소한 편안히 오래 듣는 용도의 이어폰은 아닙니다. 30분에서 1시간 정도로 음악의 디테일에 집중하며 듣기에 좋습니다. (1시간마다 10분의 청각 휴식이 필요함) 생활의 배경 음악이 아니라, 다른 일은 다 잊어버리고 음악과 1:1로 대면할 때 쓰시기 바랍니다.


뚜렷하고 정교한 인이어 모니터인데 소리가 재미있다

음악 연주 현장의 현장감과 웅장한 규모를 중시하는 이어 스피커와는 완전히 반대입니다. 오리베티 프라이머시는 철저히 인이어 모니터(In-ear Monitor)를 지향합니다. 때로는 녹음실 안에서 녹음된 소리만 날것으로 듣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소리의 선이 대체로 가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음의 풍성한 울림보다는 뚜렷하고 정교한 연주를 선호하는 이어폰입니다. 초저음 강조가 있는데 그조차도 음악의 웅장함을 묘사하려는 튜닝이 아니라 저음 악기의 음을 뚜렷하게 전달하기 위한 방법론 중 하나로 보입니다. 그런데 소리가 재미있습니다. 심심할 틈이 없군요. 쉽게 말하면 고음이 지속적으로 선명한 자극을 주며 저음은 필요할 때마다 쿵쾅쿵쾅 터지는 맛이 있습니다. 이어폰 헤드폰을 고를 때 제품의 소리가 '얼마나 음악적인가'를 따지는 경우가 많은데 프라이머시는 대단히 분석적이면서도 다른 밸런스형 이어폰들보다 고.저음에서 음악적인 즐거움을 줍니다.


이 제품에게는 음악 장르의 선택이 아니라 음악을 받아들이는 청취자의 자세가 중요하겠습니다. 어떤 장르의 음악이든 모두 분석적으로 듣는다면 모든 장르에 맞는 이어폰이 됩니다. 저는 프라이머시를 주로 연주곡의 감상에 권하고 싶습니다. 이 제품의 주요 특징이 다수의 악기가 함께 연주될 때 진면목을 발휘해서 그렇습니다. 프라이머시에게 있어서 사람의 목소리는 주인공이 아니라 균등한 비중의 악기로 분류됩니다.


[요약]
초고음, 초저음이 잘 들리게 조율된 플랫 사운드
밸런스드 아머처와 다이내믹 드라이버의 훌륭한 조화
약간 밝은, 시원하고 깨끗한 고음
짧게 끊어치는 저음 타격과 든든한 초저음 강조가 모두 있음
정보량이 너무 많다고 느껴질 정도의 고해상도
공간감, 현장감 등을 중시하지는 않음
강하게 울려도 흐트러지지 않는 저음
소리를 분석하는 용도의 인이어 모니터
밸런스형 이어폰이면서도 고.저음 강조가 있어 음악 듣는 재미가 있음
이어팁 사이즈가 맞다면 강력한 소음 차단 가능
가격에 비해 평이한 디자인

지민국(luric@buyk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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