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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리뷰
패러다임 모니터 11 V7과 소니 MAP-S1
알맞은 비용으로 다기능 오디오 꾸리기

2017년 05월 23일



줄곧 휴대용 음향 기기만 파헤치다가 하이파이 오디오의 감상문을 작성하게 되면서 제가 많이 느낀 점이 있습니다. 묵직한 박스 모양의 앰프와 재생기, 커다란 타워 모양의 스피커 – 이런 것들을 보면 예전에는 ‘이야~ 이런 시스템 갖추려면 엄청나게 돈 들겠네~!’하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총 견적 200만원 내외로 앰프 겸 재생기와 톨보이 스피커를 조합하는 하이파이 오디오 시스템이 꽤 많습니다. 이제 감상문 18회차인데 벌써 몇 번이나 그러한 조합을 접했지요. 휴대용 음향 기기 쪽의 가격이 많이 상승하긴 했으나, 휴대용 고해상도 재생기와 하이엔드 이어폰에 200만원을 쓰는 경우도 꽤 있으니 저에게는 제법 컬처 쇼크(?)가 됩니다. 생활 공간만 뒷받침된다면 같은 비용으로 라우드 스피커의 오디오를 장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오늘 접해본 시스템도 저의 그런 생각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정말 심플한 구성이며 총 견적도 200만원대인데(스피커 케이블 비용을 제외한다면!), 시스템을 설치한 풍경과 그 소리는 영락없는 고급 오디오이기 때문입니다. 소니 MAP-S1과 패러다임 모니터 11 V.7의 조합입니다. 시스템 구성에 많은 예산을 배정하고 ‘최고의 소리를 찾아서’라는 제목의 모험을 하고 있는 오디오 애호가분들에게는 보급형으로 보일 정도지만, 그저 음악을 좋아하며 생활 공간을 훌륭한 소리로 가득 채우고 싶은 분들에게는 큰 맘 먹고 질러봄직한 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니 MAP-S1은 거의 모든 음악 재생 방법을 지원하는 올인원 재생기 겸 앰프입니다. 작은 몸 속에 실로 많은 기능을 탑재한 제품인데요. 각 기능에 대한 설명은 제품 소개 페이지에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간단히 소개한다면, MAP-S1은 슬롯 로딩 방식의 CD 플레이어를 비롯해 DLNA를 지원하는 네트워크 플레이어 기능이 있고 스마트폰의 블루투스 재생도 가능하며 NFC 페어링도 가능합니다. 오늘은 고해상도 파일과 CD 음반의 재생을 통해 소리를 감상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일반적인 USB 메모리에 44.1, 96, 192 kHz / 16, 24 bit FLAC 파일과 DSD 64 파일을 담아서 재생하며, CD 음반도 재생해보았습니다.



혹시 USB 메모리에 다수의 폴더를 만들어서 음악 파일을 담아놓았다면 브라우징에서 상당한 불편을 겪으실 겁니다. 제품 매뉴얼을 보고 나면 이해가 되겠지만 곧바로 리모컨의 버튼을 눌러서 학습하기는 꽤 어려웠습니다. Function 버튼은 입력 선택과 각종 기능 선택에 사용되는데, 이것으로 USB Front를 선택한 후 USB 메모리 읽기가 끝나면 Menu 버튼을 몇 차례 눌러야 폴더 선택이 가능합니다. 이 때 위 아래 화살표 버튼으로 이동을 하고 Back 버튼으로 상위 폴더 이동을 합니다. 당연하겠지만 실제로 192kHz / 24bit FLAC 파일이 재생되며 DSD 64 파일도 잘 재생됩니다. DSD 재생에 대해서는, Native DSD 재생이 아니라 십중팔구 PCM 변환이라고 예상합니다. 소니의 휴대용 고해상도 재생기를 사용해봤다면 잘 아시겠지만 DSD의 PCM 변환 상태에서도 특유의 깨끗한 음을 들려줍니다. 단, 그 소리가 아날로그보다는 디지털에 가까운 느낌이라서 청취자의 입맛을 타는 편입니다.


이번에도 스마트폰의 dB 측정 앱으로 시스템의 음량을 70~80dB 범위로 맞췄습니다. MAP-S1의 볼륨은 20~25 범위로 두며, DSEE HX를 끄고 트레블과 베이스를 노멀로 맞춘 상태입니다. 소니의 DSEE HX 기술은 손실압축 파일의 소리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CD 해상도 이상의 파일에서는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DSEE HX 옵션을 켜면 손실압축 파일이든 고해상도 파일이든 ‘음의 잔향’이 풍부해지기 때문에 한 번씩 사용을 해본 후 결정하시길 권합니다. 쉽게 말하면 약간 달콤한 소리가 된다고 표현해도 좋겠습니다.



오늘의 스피커는 패러다임의 모니터 시리즈 중 ‘모니터 11 V.7’입니다. 계속된 개량으로 벌써 일곱 번째 버전이 나온 것인데요. 주로 넓은 거실에 설치하는 톨보이 스피커로, 원래 바닥면에 낮은 높이의 플로어 스탠드가 있지만 제품 이동의 편의를 위해 떼어놓은 상태입니다. 이렇게 되면 저음 울림이 더 강해지니 참조해두시길 바랍니다. 고급스러운 외모 때문에 많이 비싸 보이지만 실제 가격은 150만원대로 생각보다 부담이 적은 편입니다. 후면에 베이스 포트가 있으며 넉넉한 저음 확보를 위해 인클로저의 앞뒤를 길게 만든 디자인이 특징입니다. 온갖 기능과 더불어 깔끔한 디지털 성향의 사운드를 지닌 소니 MAP-S1의 가격이 현재 80만원에 불과하므로 이번 시스템을 위한 예산은 230만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다만, 이 제품들의 소리가 지닌 잠재력을 모두 뽑아내기 위해 스피커 케이블을 고가의 네임 슈퍼 루미나로 끼웠으니 실제로 이번 시스템의 구매를 계획하는 분들은 원하는 가격대의 스피커 케이블을 고르시기 바랍니다.



[오늘의 시스템 구성]
스피커 : Paradigm Monitor 11 V.7 (약 154만원)
올인원 플레이어 및 앰프 : Sony MAP-S1 (약 80만원)
스피커 케이블 : Naim Super Lumina (약 330만원, 3m 기준)

라우드 스피커로 고해상도 파일을 감상할 때 느끼는 첫 번째 - 높은 밀도의 낯설음

MAP-S1처럼 CD 플레이어와 고해상도 파일 재생기를 겸하는 제품은 아무래도 CD의 재생 품질과 고해상도 파일의 재생 품질을 비교하게 되기 마련입니다. 이 때 라우드 스피커로 고해상도 파일을 처음 재생해본다면 오히려 CD 쪽이 더 듣기 좋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기기 내부의 CD 플레이어 쪽 회로와 USB 메모리로부터 파일을 읽어서 재생하는 DAC 쪽 회로의 소리 차이일 수 있으나, 실제로는 ‘고해상도 파일의 높은 밀도에 대한 낯설음’일 확률이 높다고 봅니다. 레코딩 스튜디오에서 만든 고해상도 파일을 그대로 구입했다면 그것을 라우드 스피커 시스템에서 재생할 경우 CD를 들을 때보다 ‘소리의 밀도’가 높아지게 됩니다. 또한 초고음, 초저음 쪽이 미세하게 보강되는데 이러한 현상은 헤드폰보다 라우드 스피커에서 더욱 강하게 느껴집니다. 귀에 가깝게 두고 듣는 것보다 소리를 일정 공간에 채워서 받아들일 때 고해상도 파일과 고해상도 재생기의 특징이 살아난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음악과 소리를 즐기는 사람은 자기 자신입니다. 고해상도 파일의 높은 밀도가 혹시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CD를 계속 감상하셔도 문제가 없습니다.


디지털 음원의 품질을 그대로 전달하기 위한 시스템

패러다임 모니터 11 V.7과 소니 MAP-S1이 조합된 이번 시스템은 ‘성능’에서 매우 높은 점수를 줄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음악 감상의 재미’ 또는 ‘색다른 경험’의 점수를 준다면 중간 정도가 되겠습니다. 이번 시스템은 각종 디지털 음원을 녹음된 품질 그대로 유지하면서 듣기에 딱 알맞습니다. 소스 기기와 스피커 모두 음의 해상도가 높으며 최대한 깨끗하고 뚜렷한 느낌이 들도록 만들어진 소리라고 생각합니다. 고음의 색깔이 꽤 밝게 묘사되고 중저음은 상당히 빠른 응답 속도로 강한 탄력을 전달해줍니다. DSEE HX 옵션을 끈 상태라서 그런 면도 있지만 소리가 울려 퍼진 후의 잔재가 남지 않아서 선명하다는 생각이 더욱 강해집니다. 감상 시간이 흘러갈수록 디지털 파일을 디지털스럽게 재생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바닥에 바로 올려도 된다 - 초저음의 존재를 감지하다

스피커 바닥을 청음실의 마루 바닥에 그대로 붙인 상태인데, 이 상태에서도 저음이 크게 흘러 넘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지금 이 모습에서 알맞은 저음이 들려온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격을 보면 분명히 보급형인데 이 시스템에서는 바닥에 낮게 깔리는 초저음의 존재가 있습니다. 아파트에 사는 경우가 아니라면 스탠드나 스파이크를 쓰지 않고 이렇게 바닥에 붙여서 초저음의 맛을 느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모니터 11 V.7은 생각보다 저음이 크게 부스트되어 있지 않다는 뜻도 됩니다. 물론 청음실이 넓고 룸 튜닝이 되어 있기 때문에 저음 울림이 컨트롤되고 있어서 그렇겠지만, 넓은 거실에 이 스피커를 설치하겠다면 ‘저음의 웅장함에 대한 선택’이 가능할 것입니다. 스피커 이름대로 모니터 성향의 소리를 원한다면 스탠드와 스파이크를 사용하고, 보다 웅장한 저음을 원한다면 그냥 본체를 마루에 올려놓아 보시기 바랍니다.



또렷한 초점, 명확한 이미지

좌우 채널의 초점이 매우 또렷합니다. 스위트 스팟에 앉아야 감지되는 것이지만, 좌우 스피커의 초점이 완전히 맞았을 때를 0으로 친다면 0.1 ~ 0.5 정도까지 근접하는 느낌입니다. 보컬리스트가 있거나 주인공격의 악기가 있는 음악을 감상할 때(예: 바이올린 콘체르토) 좌우 스피커의 중앙에 보컬리스트와 바이올린의 이미지를 그릴 수 있을 정도는 됩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이번 시스템은 소리를 명확히 전달한다는 성능적 측면에서 훌륭하기 때문에 레코딩 스튜디오에서 사용해도 좋을 듯 합니다.

디지털 사운드가 향하는 목표, 디지털스러운 소리에 대해

이번 시스템의 소리가 유난히 디지털스럽게(?) 느껴지는 이유를 생각해봅니다. 굳이 복잡하게 설명할 것도 없겠습니다. 오디오 중에서 DAC가 포함된 소스 기기를 제작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디지털 시그널의 완벽한 제어를 한다면 가장 아날로그에 가까운 소리가 된다’는 것입니다. 실제 연주에 가장 가깝도록 녹음을 하고, 그 녹음된 디지털 파일을 왜곡이나 손실없이 재생한다면 결국 실제 연주에 가까운 감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말은 쉬우나 실행하기가 정말로 어렵습니다. 게다가 이 목표에 근접한 제품을 만드는 것에는 많은 비용과 더불어 개인의 음악적 통찰력과 감각까지 필요합니다. 가장 정밀한 디지털 재생으로 가장 아날로그에 가까운 소리를 만든다는 것은 진정한 하이엔드 오디오의 목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MAP-S1은 디지털 재생으로 아날로그를 묘사할 수준까지는 도달하지 않았습니다. 디지털 재생으로 디지털의 소리를 들려주는 쪽이라고 봅니다. 음악을 처음 듣는 순간부터 정확하고 또렷하며 깨끗하다는 생각이 곧바로 들 정도지만, 청취자의 귀와 두뇌에서 ‘자연스럽다!’라고 생각하기는 어렵습니다. 여기에 모니터 성향의 고.중음을 지닌 패러다임 모니터 11을 연결했으니 디지털 사운드의 정밀한 재생 하나는 제대로 달성하는 셈이 됩니다. 저는 지금 가격 부담이 적은 시스템에게 너무 높은 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만, 이번 시스템의 소리 특성을 설명하기 위한 방법이니 양해를 바랍니다.

혼탁함을 찾을 수 없는 고.중음

비교적 최근 녹음이 된 클래식, 재즈 음반들은 고해상도 여부를 떠나서 녹음 품질이 무척 좋은 편입니다. 그래서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거침없이 구매를 하게 되는데, 이 시스템은 바로 그 녹음 품질의 묘사에 적합합니다. 진공관 앰프를 싫어하는 분이라면 이 정도 가격으로 이만큼 깨끗한 고.중음을 들려주는 시스템도 드물 것입니다. 이것은 아마도 패러다임 모니터 11 V.7의 특징일 듯 한데, 고.중음의 선이 유난히 가늘고 움직임이 현란합니다. 울림이 짧게 마감되고 잔향이 거의 없어서 약간 차가운 느낌도 들지만, 혼탁함이라고는 1 밀리그램도 감지할 수 없는 깨끗함에 귀가 쏠립니다. 만약 이 시스템을 카페에 설치해둔다면 손님이 들어서자마자 다른 매장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깨끗한 소리에 흠칫할 것입니다. 오디오의 전체적 품질을 떠나서 일단 소리가 뭔가 깨끗하다! - 이렇게 자극을 받게 된다는 뜻입니다.


스피커의 몸 속에서 들리는 ‘우르릉’ - 웅장한 저음으로 영화를 감상해도 좋을 듯

아까부터 깨끗함, 정밀함, 디지털 사운드 등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것은 모두 고음과 중음에 해당하는 묘사입니다. MAP-S1은 제품 사양에서 채널 당 50W의 출력을 낸다고 되어 있으며, 패러다임 모니터 11 V.7은 채널 당 3개의 우퍼와 앞뒤로 긴 모양의 인클로저로 저음을 증폭하는 구조입니다. MAP-S1이 모니터 11 V.7을 A부터 Z까지 온전히 울려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음악 속에서 저음 악기가 등장할 때마다 스피커의 몸 속에서 ‘우르릉’하고 울림이 나오는데 이것이 대편성 오케스트라의 감상에서 ‘커다란 크기’를 느끼게 만듭니다. 이 스피커는 저음의 범주로 볼 때 최대한 웅장한 스케일을 형성하는 ‘규모의 오디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만약 MAP-S1을 블루레이 플레이어나 TV에 연결해서 사용한다면 서브 우퍼의 추가 없이 이대로 영화 감상을 해도 될 것입니다. 톨보이 한 조만으로 웅장한 저음 울림이 생성되기 때문입니다. ■

지민국(luric@buyk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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