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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리뷰
시스템 오디오 Aura 1, 야마하 CD-N301과 A-S201
여러 면에서 예상을 벗어나는 시스템

2017년 01월 20일


오디오 감상문 작성을 위해 청음실로 들어온 순간, ‘이건 또 뭔 구성인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스탠드 위에는 너무도 쬐끄만 스피커 한 쌍이 있는데 스피커 케이블은 보기에도 딱 비싸다는 느낌을 줍니다. 그리고 오른쪽을 보니 야마하 로고가 있는 은색 CDP와 인티앰프가 있습니다. 왠지 제품 정보를 자세히 물어보고 싶어지지만, 저는 가져온 음반 꾸러미를 풀고 감상 준비를 합니다. 늘 그랬듯이 그 어떤 사전 지식도 없이 곧바로 소리를 듣고 감상을 서술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약 1시간 후 -

‘이 작은 스피커를 사야겠다!’라는 마음을 먹고 직원분에게 냉큼 달려가서 이번 시스템의 견적을 물어봤습니다. 알고 보니 이렇게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오늘의 시스템 구성]
스피커 : System Audio Aura 1 (약 80만원)
CD 및 네트워크 플레이어 : Yamaha CD-N301 (약 50만원)
인티앰프 : Yamaha A-S201 (약 30만원)
스피커 케이블 : Naim Super Lumina (3미터 1쌍 330만원)



스피커, CDP, 인티앰프의 총 견적이 150만원 정도입니다. 그런데 스피커 케이블 값이 300만원을 돌파합니다. 그렇다는 것은, 좋은 스피커 케이블로 소리를 다듬었으나 근본적으로 스피커, CDP, 인티앰프가 만드는 소리의 품질이 높다는 뜻이겠지요? 소리에 대한 감상문 작성을 마친 후 제품 정보와 다른 이들의 평가를 찾아보니 그 작은 스피커의 역할이 아주 컸던 모양입니다. 시스템 오디오의 Aura 1이라는 물건인데 보급형, 중급형 정도의 소스 기기에 연결해도 인상 깊은 소리를 들려준다고 합니다. 사이즈는 북쉘프 중에서도 초미니 북쉘프에 속하지만 그 초미니 북쉘프 중에서 하이엔드급이 Aura 1입니다. 위의 시스템 구성으로 들어본 소리는 저에게 참으로 즐거운 경험을 제공해주었지요. 좁은 방에서 음악을 들어야 하는 저로서는 소리 좋고 가격 좋은 Aura 1에게 끌리기 마련입니다. Saxo 1은 넓은 공간에서 배경 음악 재생 용도로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Aura 1은 각 잡고 앉아서 소리에만 집중하는 용도로 써도 되겠습니다. 편안하게 듣는 게 아니라 소리의 디테일을 크게 강조하여 청취자가 귀를 쫑긋하게 만드는 스피커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부담 없는 값으로 Aura 1을 훌륭하게 울려주는 야마하 소스 기기도 충분히 권장해 드릴만 하겠습니다.


*이번에도 스마트폰의 dB 측정앱을 사용해서 70~80dB 정도가 나오도록 볼륨을 맞췄습니다. 같은 기기라도 소리를 크게 들으면 더 좋게 들리기 쉬우므로 저는 오디오 감상문을 쓸 때마다 볼륨 맞추기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이것도 실내 감상 기준으로 보면 상당히 큰 소리이니 참조해주시기 바랍니다.

*야마하 CD-N301과 A-S201은 모두 퓨어 다이렉트(Pure Direct) 옵션을 켜고 청취했습니다. 제품 설명을 보니 입력부터 출력까지 소리 신호가 거치는 경로를 단축하게 된다고 합니다.

잠시 야마하 세트를 살펴봅시다. CD-N301은 CD 플레이어인 동시에 네트워크 플레이어입니다. 인터넷 연결된 PC와 CD-N301을 랜선으로 연결하면 야마하 앱을 통해 PC나 스마트폰 속의 음악 파일을 재생할 수 있으며 인터넷 라디오 감상도 가능합니다. 그래서 제품 후면을 보면 디지털, 아날로그 출력 옆에 랜(LAN) 포트가 있습니다.



A-S201은 8옴 스피커 기준으로 채널 당 100W의 출력을 내는 인티앰프입니다. 그리고 저에게는 먼 얘기지만 바이닐 레코드 플레이어를 연결할 수 있도록 MM 포노 입력 단자를 갖추고 있습니다. 커다란 은색 알루미늄 박스 디자인은 야마하의 취향 그대로 만들어져 있군요. 열 방출을 위해서 제품의 위쪽, 옆쪽 모두 다수의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내부가 훤히 보일 정도라서 물이나 먼지가 유입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겠습니다.



작은 차가 번개처럼 돌진하는 듯한 임팩트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작은 스피커에서 어떻게 이런 소리가 나오나 싶을 정도로 인상 깊은 소리였습니다. 놀라울 정도의 깔끔한 소리인데... 저음이 웅장하고 고음도 섬세하게 표현됩니다. 게다가 모든 음역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잠시 마음을 가라앉히고 나서 다시 들어봅니다. 첫 인상에 너무 압도 당해버리면 멀쩡한 감상문이 나올 수 없겠지요. 감상문 연재도 벌써 아홉 번째인데 톨보이 스피커 중심으로 들을 때에도 이 정도의 깊은 인상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마치 이런 느낌이 듭니다. 포르쉐를 몰고 가는데 부가티 베이론이 여유롭게 추월한다면 그냥 덤덤한 표정이 되겠지요? 그런데 웬 BMW 미니 한 대가 번개처럼 앞질러가 버린다면 어떤 표정이 되겠습니까? 이번 시스템이 저에게 준 임팩트는 그런 수준입니다. 겉보기에는 평이한 구성 같지만 내면은 청취자가 흠칫 놀랄 정도로 업그레이드된 고성능 시스템이라고 봅니다.


단, 이러한 감상 결과에는 두 개의 배경이 있습니다.

첫째, 북쉘프 스피커 중에서도 특히 작은 스피커를 비교적 넓은 공간에, 그것도 룸 튜닝이 된 곳에서 재생하고 있음을 감안해둡시다. 하지만 제 예상에는 이 스피커를 작은 방 안의 책상 위에 두고 작은 볼륨으로 틀어도 선명한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듯 합니다. 스피커 자체에 공진 제어 기능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스피커에 기본적으로 무게 추를 붙여놓은 셈입니다. 손으로 직접 들어올려보고 그 육중함에 경악했습니다. (한 쪽당 4.5kg이나 됩니다.) 바닥면에 25mm 두께의 덩어리가 붙어있으며 그 속에 전면을 향한 베이스 포트가 있습니다. 여기에 스탠드까지 사용했으니 저음이 흩어질 수가 없는 상태입니다.

둘째, 이번 시스템에는 300만원대의 스피커 케이블이 사용됐습니다. 네임(Naim)의 슈퍼 루미나인데 이번 시스템은 케이블의 영향이 꽤 있는 듯 합니다. 물론 이것은 짐작일 뿐이지요. 야마하 소스 기기의 강력한 효과일 수도 있고, 사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Aura1 스피커의 고성능 쪽입니다.

저는 이번 시스템에 대해 높은 평가를 하고 있으나, 위와 다른 환경에서 감상한다면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대부분 오디오 경험이 많을 터이니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바탕에 거슬리는 것이 없어야 진짜 특기가 나오는 법

소리가 잘 정제되어 있습니다. 음악을 들으면서 뭔가 찌릿해서 거슬리거나 뭔가 웅웅거려서 거슬리거나 하는 경험을 해보셨을 것입니다. 듣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그 특성이 오디오 시스템의 개성이 될 수도 있고 음악 감상의 방해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번 시스템은 그러한 찌릿이나 웅웅이 없습니다. 거슬리는 게 없다는 뜻입니다. 혹시 커피나 와인을 음미하는 분들이라면 더 좋은 커피와 와인의 특징 중 하나를 아실 겁니다. 좋은 것일수록 미각을 괴롭히는 거슬림이 없습니다. 이렇게 배경을 정리한 상태가 되어야만 감동적인 부가적 특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첫째, 고.중음은 거친 입자가 없고 음이 푹 패이거나 솟아오른 부분도 없게 느껴집니다. 혹시 이 상태에서 측정을 해본다면 비교적 매끈한 형태의 주파수 응답 그래프가 나올 듯 합니다. 둘째, 밀도가 높습니다. 응답 속도 역시 빠르게 느껴지는군요. 저음이 꽤 낮게 깔리는데 울림이 조금도 흩어지지 않습니다. 이런 식으로 소리의 기본적 정제가 되어 있으니 나머지는 귀를 만족시키는 여러 특기의 발휘가 됩니다.


소리가 투명하여 녹음된 소리 속의 잔향이 드러나는 고해상도

이번 시스템의 소리는 특히 해상도가 높게 느껴집니다. 고.중.저음이 서로의 영역을 간섭하지 않으며 또렷한 디테일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청취자와 스피커 사이에 존재하는 얇은 막이 사라진 느낌이라고 할까요. 스피커에서 음악에 잔향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의 소리가 매우 투명하여 녹음된 소리 속의 잔향이 드러나는 상황입니다. 이번 시스템은 연주의 핵심적 요소 외에도 자잘한 부가 요소를 모두 드러낸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재즈 연주를 들을 때, 피아노 독주가 아주 고요하게 이뤄지는 순간 드러머가 양념 비슷하게 심벌즈를 찰싹하고 친다면, 이 시스템은 그 심벌즈 소리를 조금도 걸러내지 않고 피아노 소리와 거의 동급으로 강조합니다. 이온 보이쿠의 바이올린 연주를 들을 때에도 그가 중음에서 갑자기 고음으로 확 올리는 순간 현에서 나오는 삐끗하는 음이 크게 들려옵니다. 이렇게 되니 음악을 들으면서 자꾸 흠칫흠칫 놀라는 겁니다. 이런 것이 저에게는 참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만 너무 생생한 소리를 꺼리는 분도 있을 터이니 완전히 장점이라고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명확한 초점, 넓은 공간 채우기 효과

포커스 또한 명확합니다. 완전히 맞춘 좌우 채널 초점을 0이라고 가정한다면 초점값이 0.1 ~ 0.3 정도까지 되는 듯 합니다. 좌우 스피커 사이에서 악기와 밴드의 이미지를 선명하게 그려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명확한 초점이 잡히면서도 소리가 좌우로 넓게 방사되어 공간을 가득 채워줍니다. 소리가 넓게 느껴진다는 것은 저음이 초저음역까지 깊게 바닥으로 깔린다는 뜻이기도 하고, 트위터의 고음이 방향성 없이 넓게 퍼진다는 뜻이기도 할 것입니다. 눈을 감고 들으면 스피커가 원래 크기보다 훨씬 크게 느껴집니다. 적어도 이 시스템에서 Aura 1은 2~3배 정도의 크기로 변신한 상태입니다. 그래서인지 스위트 스팟에 정확히 앉지 않아도 여전히 선명하고 듣기 좋은 음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더욱 포커스가 잡혀 있지만 Saxo 1과 마찬가지로 Aura 1도 넓은 공간을 잘 채울 수 있도록 설계된 모양입니다. 스피커 후면에 월마운트 홀이 있는 것도 그런 이유겠지요.



중립 또는 아주 조금 밝은 음색, 고.중.저음 모두 힘이 있는 소리

이번 시스템의 음색은 아주 조금 밝은 듯 합니다. 전자 악기 비중이 높은 음악이나 밝은 분위기의 곡에 더 잘 어울릴 것입니다. 하지만 왜곡감이 느껴질 정도로 음색이 밝지는 않습니다. 이 부분은 이 감상문 내용 중 가장 불확실합니다. 화사한 음색의 프로악 리스폰스 D18 소리를 떠올려본다면 이번 시스템의 음색은 오히려 중립에 가까울 수도 있거든요. 어둡지는 않으며 완전히 무색무취의 음색이라고 하기에는 고음의 밝음이 미세하게 감지되는, 그런 시스템입니다. 또, 소리가 가녀리지도 않습니다. 스피커 자체의 소리는 선이 꽤 굵게 나오는데 소스 기기 또는 케이블 쪽에서 ‘너무 굵어지지 않도록’ 주물러주는 느낌이 듭니다. 더불어 고.중.저음 골고루 강한 음압으로 청취자를 눌러주는 파워가 있습니다. 이 시스템의 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 BMW 미니에게 광속으로 추월 당한 듯한 임팩트를 받은 이유 중 하나가 이것입니다. 이 작은 놈의 힘이 보통이 아닙니다. 스피커의 덩치가 크게 느껴진다는 것도 그만큼 힘이 있다는 뜻입니다.


입체감에서 현장감으로

입체감! 이것이 이번 시스템에서 발견된 가장 희한한(?) 현상입니다. 제 눈 앞에는 콩알만한 스피커 한 쌍이 있을 뿐인데 최소 5.1채널의 서라운드 시스템이 있는 듯한 착각이 듭니다. 네, 이것은 분명히 착각입니다. 하지만 이번 시스템이 연출하는 소리 체험의 심리적 효과이기도 합니다. 소스 기기에서 케이블을 타고 스피커에서 소리가 뿜어져 나오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조화를 이뤄서 최종적으로는 콘서트홀 안에서 높은 천장을 보고 있는 듯한 공간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쉬운 말로 바꾸면 ‘현장감’이라고 하겠습니다. ■

지민국(luric@buyk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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