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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리뷰
네임 유니티 2, 프로악 리스폰스 D18
올인원 플레이어와 톨보이 스피커의 조합

2016년 12월 21일



정신 건강에는 좋지만 계좌 건강에는 해로운 하이파이 오디오 경험이 조금씩 쌓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매우 간결한 시스템을 접해보았습니다. 예전에 감상해보았던 프로악의 리스폰스 D18 스피커, 동일한 스피커 케이블, 동일한 청취 환경에서 복잡하고 거대한 소스 기기들을 싹 치워버린 후 딱 하나의 기기만 준비한 것입니다. 네임 오디오의 올인원 플레이어, ‘네임 유니티 2’입니다.

“오른쪽에 있는 엄청난(!) 물건이 아니라, 왼쪽의 네임 유니티 2를 사용해보았습니다.”

이 물건은 인티앰프에 수많은 디지털 오디오 기능을 더한 것으로, 현존하는 대부분의 입출력을 지원한다고 보면 됩니다. 집에 NAS 뮤직 서버가 있다면 네임 유니티 2에 LAN선을 꽂거나 Wi-Fi 연결을 해서 네트워크 플레이를 해도 되고, 다 귀찮다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블루투스 연결해서 일반 해상도의 음악을 들어도 됩니다. 고해상도 파일은 192kHz/24bit 까지 지원할 수 있으며 파일 형식도 거의 다 지원됩니다.



[오늘의 시스템 구성]
스피커 : 프로악(ProAc) 리스폰스(Response) D18
올인원 네트워크 플레이어 : 네임 유니티(Naim Uniti) 2
스피커 케이블 : 네임 오디오(Naim Audio) NAC A5

제품의 기본적 기능 설명은 정보 조사와 약간의 사용 만으로도 누구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처럼 다기능을 추구하는 제품은 매뉴얼 정독 한 번 하는 것도 버겁습니다. 저는 집에 네임 유니티 2를 두고 느긋하게 써보지는 못하지만 몇 시간씩 직접 다뤄보면서 기능 체험을 해봤으니 비교적 간략하게 사용 방법을 서술해보겠습니다.

1) CD 플레이어
: 네임의 CDP들이 그렇듯, 유니티 2도 부채꼴 원형의 트레이를 갖추고 있습니다. LP 레코드를 다루듯이 CD를 올리고 고정 부속을 탁 놓아주면 됩니다. 그리고 천천히 문 닫아주면 OK.


2) 채널 당 70W 출력의 인티앰프
: 네임 홈페이지를 보니 8옴 스피커 기준으로 채널 당 70W이고, 4옴 스피커에서는 100W나 됩니다. 재생기와 인티앰프가 합쳐진 제품이라서 패시브 스피커 한 쌍만 연결해주면 오디오 시스템이 만들어집니다.


3) 디지털 입력 5개, 아날로그 입력 5개
: 유니티 2의 강력한 무기는 확장성입니다. 혹시 광출력이 되는 고해상도 플레이어를 갖고 있다면 3.5mm 광 케이블이나 스테레오 케이블을 유니티 2의 소스 기기로 쓸 수 있습니다. 별도의 파워 앰프를 연결해서 유니티 2를 프리앰프로 써도 되고, 다른 재생기를 연결해도 됩니다. 서브 우퍼 연결도 가능하군요.
(*참고 : 2개의 코엑시얼 입력은 192kHz/24bit 지원. 2개의 후면 광 입력과 전면의 3.5mm 광 입력은 96kHz/24bit까지 지원.)


4) 스포티파이(Spotify) 연결
: 스포티파이는 국내에서는 서비스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인터넷 라디오 채널은 감상할 수 있습니다.

5) apt-X, AAC 코덱을 포함하는 블루투스 연결
: 국내에서는 얼마나 쓰일지 모르겠으나, 이 비싼 기기로 가볍게 음악을 듣는 사람도 꽤 많은 모양입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의 음악을 블루투스로 연결해서 하이파이 스피커로 들을 수 있습니다.

6) DAB+, DAB, FM 라디오
: 고품질의 디지털 라디오 재생이 가능합니다.




7) 아이팟과 USB 메모리 재생
: 기기 전면부에 A 타입 USB 포트가 있습니다. 여기에 iOS 기기를 연결하거나 USB 메모리를 꽂아서 음악을 들어도 됩니다.
(*참고 : 파일 형식은 WAV, FLAC, Apple Lossless, AIFF, AAC, WMA, OGG, MP3 지원)

이 모든 기능을 모바일 앱(Naim App)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iOS, 안드로이드) 기기 전면부에 작은 화면이 있으니 리모컨으로 기능 선택을 해도 됩니다. 하도 입출력 선택이 많아서 리모컨의 버튼을 한참 누를 때도 있는데 역시 태블릿에 앱을 설치해서 사용하는 쪽이 더 편하더군요. 특히 UPnP 드라이브를 통해 192kHz/24bit 고해상도 파일을 스트리밍하는 경우는 태블릿 화면에서 곡 선택을 하는 게 훨씬 편합니다.




하이파이 오디오를 즐기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혼자 조용히 소리에 집중하는 방법도 있고, 사람들 불러놓고 분위기 끌어올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거실에서 파티라도 하겠다면 굳이 UPnP로 고해상도 파일을 재생할 필요는 없겠지요. 친구가 들고 온 스마트폰 속의 씐나는~ 음악을 블루투스로 바로 재생하면 편리합니다. 저도 한번 해봤습니다.


견적 1천만원에 육박하는 시스템으로 256kbps AAC 파일의 팅팅스(The Ting Tings) 노래를 틀어대는 모습입니다. 그나마 블루투스 연결에서 AAC 코덱이 지원되기 때문에 아이폰으로 재생해도 소리가 못 들어줄 지경(...)은 아니었습니다. 혹시 apt-X 코덱을 지원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쓴다면 보다 밀도가 높은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네임 유니티 2만을 소스 기기로 사용할 때의 소리

청음실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CD를 재생해보았는데 왠지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 음색이 느껴졌습니다. 알고 보니 네임 유니티 2 속에는 NAIT 5Si에서 파생된 인티앰프가 들어있더군요. 즉, 이 시스템의 최종 사운드는 NAIT 5si와 리스폰스 D18의 조합이라고 보셔도 무방하겠습니다. 저는 예전에 프로악 스튜디오 118 스피커를 기준으로 SuperNAIT 2와 NAIT 5Si를 바꿔가며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데, 당시 NAIT 5Si는 SuperNAIT 2보다 해상도와 깊이 등의 성능 차이가 있었으나 고음 자극이 적고 저음이 더 크게 나오는 따뜻한 음색을 전해주었습니다. 네임 유니티 2와 조합된 프로악 리스폰스 D18의 소리는...

‘NAIT 5Si + 스튜디오 118’의 소리와 거의 똑같았습니다.
당시 사용된 CD 플레이어(네임 CDX 2)는 큰 차이가 있지만 어쨌든 그랬습니다.


스피커의 형태가 북쉘프와 톨보이로 다르지만 역시 앰프 쪽의 특성이 스피커가 내는 최종 사운드에 큰 영향을 주는 모양입니다. (다시 강조하건대 저는 오랫동안 헤드폰 중심으로 음악을 들어왔으며 하이파이 오디오는 이제 일곱번째 경험하는 초짜입니다. 아는 얘기 또 해도 너그러이 봐주셔요.) 스튜디오 118과 리스폰스 D18의 본래 소리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NAIT 5Si가 지닌 음색적 특징이 그대로 반영되고 있습니다. 그보다 네임 유니티 2의 사용으로 인해 NAIT 5Si의 음색적 특징을 발견한 셈이 됐군요. 그것을 이제부터 설명해보겠습니다.

(*참고 : 이하의 감상문은 CD를 재생하는 네임 유니티 2를 기준으로 합니다.)


이번에도 비슷한 청취 환경을 만들기 위해 음악을 들으면서 대략적인 dB 측정을 했습니다. 같은 음악을 듣더라도 더 높은 볼륨에서는 더 깊은 인상을 받기 쉽지요. 그래서 스마트폰의 dB 측정 앱을 통해 70~80dB 정도의 볼륨을 확인 후 감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상당히 큰 소리에 속합니다. (아파트 안에서 듣는다면 주변에 민폐 끼칠 수준은 됨) 음악 감상은 약 15분 동안 듣고 10~20분 정도 쉬는 방식으로 청력의 피로도를 조절합니다.


*담백하고 귀가 지치지 않는 고음, 해상도는 목 마르다

가장 처음 느낀 점은 고음의 양념이 없다는 겁니다. 담백한 음색이라도 오래 들어도 귀가 피로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습니다만, 고음 해상도에 목 마른 오디오 매니아라면 만족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네임 유니티 2는 프리앰프로도 쓸 수 있고 아날로그 라인아웃도 있으니 예산을 추가하여 더 좋은 앰프를 연결해줘도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 시스템의 용도를 볼 때 간결한 구성, 편리한 사용법을 원하는 사람에게 더 어울린다고 봅니다. 만약 네임 유니티 2와 리스폰스 D18 시스템을 카페 스피커로 맞춘 주인이 있다면, ‘음악 좀 듣는 손님’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게 될 겁니다. 솔직히 예산을 따진다면 이번 시스템은 상업용 오디오로는 너무 호화롭다고 볼 수 있겠지요. 반대로 가정용 오디오로는 중급기와 하이엔드의 중간에 위치하는 적정 수준의 시스템이 되겠습니다.

*굵고 커다란 중저음

저는 오디오 감상문 1회 연재부터 계속 같은 청음실에서 음악을 듣고 있습니다. 룸 튜닝이 되어 있고 환경도 바뀌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디오 시스템의 구성 요소가 바뀔 때 나오는 차이를 명확히 판단할 수 있는데요. 이번 시스템의 소리는 엄청나게 굵고 커다란 중저음으로 점철되었습니다. 중음과 저음이 명확히 분리되지는 않으나, 중음과 저음 모두 선이 대단히 굵게 나옵니다. 그냥 대놓고 ‘중저음형 사운드’라고 묘사해도 될 정도입니다. 저음은 웅장한 스케일로 바닥에 넓고 깊게 깔리는데, 그 타격이 무겁고 호흡이 길게 이어집니다. 리스폰스 D18 자체가 원래 저음을 바닥에 깔아주고 그 위로 중음, 고음이 한 겹씩 층을 이루는 소리를 내는데 네임 유니티 2는 저음 쪽으로 더욱 큰 무게를 실어주었습니다. 베이스 드럼이나 팀파니, 콘트라베이스 연주가 많은 곡을 들으면 저음이 가슴팍을 쿵쿵 누르는 것이 느껴지며 청음실의 마루 바닥에도 초저음의 잔류가 흐릅니다.

*넓은 공간에 최적화된 넓게 퍼뜨리는 사운드

이번 시스템은 소리의 이미지를 좌우 스피커 사이에 소환하기보다 좌우 바깥쪽으로 넓게 퍼뜨려주는 성향을 보였습니다. 넓은 공간을 생동감 있는 소리로 장악하기에 유리하겠고, 혼자서 음악 속 악기들의 위치를 모조리 발견하고 싶은 분에게는 맞지 않겠습니다. 좌우 채널의 중앙 초점이 거의 잡히지 않는데, 완전한 초점값이 0이라고 한다면 이 시스템의 초점값은 10을 넘기는 듯 합니다. (*이전에 감상해본 패러다임 스튜디오 10 v.5와 SuperNAIT 2 시스템의 초점값은 5 정도로 짐작해보았습니다. 이것도 저로서는 상당히 느슨한 초점이라고 비유한 것입니다.)


*약간 느리게, 편안하게 맞춰졌다

혹시 NAIT 5Si는 잔향이 많은 아날로그 타입의 사운드를 추구하는 앰프일까요? 예전과 같은 스피커를 사용하기 때문에 네임 유니티 2의 소리 특징이 확 드러나는 상황인데, 유난히 감성적 접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습니다. 정밀도와 원음 충실을 추구하는 디지털 고해상도의 뉘앙스가 아닙니다. 분명히 충분한 해상도를 전달하고 있지만 고.중.저음 모두에서 상당한 잔향이 생겨나며 듣기 편하게 만드는 심리적 효과가 있습니다. 저음의 호흡만 느린 것이 아니라 고.중음 쪽의 속도 역시 살짝 느리게 느껴집니다.

네임 유니티 2는 디지털 오디오의 편리한 감상을 위해 거의 모든 입출력과 네트워크 능력까지 갖춘 장치지만 소리는 왠지 진공관 앰프의 인상을 주었습니다. 굳이 분류한다면 빈티지 진공관 앰프가 아니라 요즘 기술로 제작된 현대적 진공관 앰프라고 비유하겠습니다. 이런 면으로 인해 더욱 가정용 오디오에 어울리는 모양입니다. 소리의 정밀함에 집착하지 않고 편안한 생활 배경 속에서 편안한 음악을 듣기에 알맞은 간결한 구성의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민국(luric@buyk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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