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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리뷰
케너턴 지모(Kennerton Jimo)
듀얼 다이내믹으로 야외 공연의 PA 스피커를 연출하다

2016년 12월 05일


공연용 장비를 탐색해보면 PA 스피커라는 단어가 보일 것입니다. PA는 Public Address의 약자로, 공공에게 널리 소리를 전달한다는 뜻으로 보시면 됩니다. 공연을 위해서 마이크, 앰프, 스피커 등의 시스템을 구성하면 그것이 ‘PA 시스템’이지요. 홈 오디오용 스피커와 PA 스피커는 소리의 방향이 많이 다른데, 지식이 미천하여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겠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야외 무대 공연을 관람했던 여러분에게 그 경험을 물어 보고자 합니다. 조용한 거실 안에 한 쌍의 라우드 스피커를 두고 음악을 듣는 것과, 탁 트인 공간에서 거대한 PA 스피커 다수로 듣는 것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먼저 출력의 규모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 것이고, 그 다음은 지축을 흔드는 초저음이 떠오를 것입니다. 이런 경험은 음악과 개인적으로 만나서 조용한 시간을 갖는다는 개념을 전면적으로 부정합니다. 수많은 관중의 한 명이 되어 쿵쾅거리는 음악을 단체 관람하는 개념입니다. 그 짜릿함은 홈 오디오의 편안함과는 또 다른 즐거움이라고 하겠습니다.


러시아 피셔 오디오의 고급 브랜드, 케너턴(Kennerton)에서 만든 지모(Jimo)는 야외 공연의 PA 스피커 느낌을 이어폰에서 내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어진 제품입니다. 우퍼 효과를 위해 고.중음 + 저음 구조의 크로스오버 네트워크로 엮인 듀얼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사용합니다. 일명 베이스헤드(Basshead)라고 불리는 저음 매니아 여러분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이어폰이겠으나, 저는 지모를 20일 정도 사용해보면서 다른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조용한 음악을 실내에서 듣는 것이 아니라, 락 콘서트를 야외 무대에서 관람하거나 클럽에서 대형 스피커의 쿵쾅거림을 즐기는 경험을 이어폰에서 시뮬레이션한다는 생각입니다. 이러한 시뮬레이션은 단순히 저음만 증폭한다고 달성되는 것이 아니지요. 제 생각에 케너턴 지모는 듀얼 다이내믹 드라이버의 본래 특성을 잘 살리면서도 근본적 한계였던 고음의 부족과 저음의 고.중음 마스킹 현상까지 해결한 것으로 보입니다. 고.중.저음의 자연스러운 조화를 따진다면 다른 이어폰을 찾는 게 낫겠지만, 작은 이어폰에서 2-Way 구조의 대형 스피커 느낌을 찾겠다면 보기 드문 '작품'이 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케너턴은 높은 가격대의 모델로만 구성되는 이어폰 헤드폰 브랜드입니다. 하이퍼급 헤드폰 오딘(Odin)의 후기에서도 설명했는데, 이 회사는 제품을 기획할 때 특정 목적을 두지 않고 오로지 좋은 소리만을 추구합니다. 하지만 좋은 소리가 모두 플랫 사운드인 것은 아닙니다. 좋은 소리를 추구하며 이어폰 헤드폰을 만들어도 각자 다른 성격을 갖게 됩니다. 일단 제품 속 드라이버의 원래 소리 특성이 있겠고 하우징의 소재와 구조 역시 소리 차이를 만듭니다. 이런 배경 속에서 만들어진 소리가 청취자에게 어떤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면, 그 이어폰 헤드폰에게는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할 수 있겠지요. 지모도 그 중 하나입니다. 일단 제품 박스를 보면 제법 가치가 있어 보입니다.




지모의 패키지는 종이 박스가 아니라 스웨이드 감촉의 보석함처럼 만들어져 있습니다. 뚜껑을 열면 위쪽에는 케이블이 분리된 이어폰 유닛이 들어 있고 아래쪽에는 다수의 이어팁과 가죽 케이스가 보입니다. 저는 이 가죽 케이스가 무척 마음에 드는데요. 손바닥에 쏙 들어올 정도로 작은 크기인데 지모를 딱 맞게 수납할 수 있습니다. (이어팁과 클립은 별도 보관해두시길!) 밝은 허니 브라운 색상의 가죽으로 만들었으며 회색의 테두리를 둘러서 독특한 비주얼을 만듭니다.




구성품 중에서 특이한 모양의 클립이 두 개 보일 것입니다. 이것은 케이블을 옷에 고정해주는 클립인데, 지모를 사용할 때 꼭 필요한 물건은 아닙니다. 지모의 기본 케이블은 피복 표면이 매끈하게 되어 있어서 옷에 스쳐도 잡음이 크게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클립을 사용해서 케이블을 옷에 고정하면 최소의 터치 노이즈까지 완전히 없앨 수 있으니 한 번 써보시길 권합니다. 참고로, 이어폰 케이블의 터치 노이즈라는 것은 보통 Y-스플릿 위쪽의 좌우 케이블이 옷에 스치면서 들리게 됩니다. 클립으로 Y-스플릿 부분을 옷에 고정하면 그럴 염려가 없게 되지요.



지모의 케이블은 탈착식이며, 직선으로 당겨서 분리할 수 있습니다. 커넥터가 흔치 않은 1핀 규격이라서 타사의 커스텀 케이블로 교체하기는 어렵겠습니다. 그 대신 이 커넥터는 접촉 불량이 적은 편이며 생각보다 단단히 고정되어서 회전할 일도 없습니다. 케너턴에서는 어디까지나 지모를 오래 오래 쓰라고 케이블을 교체할 수 있게 만들어준 모양입니다.



이 물건을 귀에 착용해보면 하우징의 원통형 부분만 귀 안쪽으로 들어가고 원통형 바깥의 각진 부분은 밖으로 나옵니다. 생김새와 달리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노즐이 귀 속에 깊이 들어가는 구조이며 베이스 포트가 하나만 있는 밀폐형이라서 소음 차단 효과는 매우 좋은 편입니다. 소란스러운 카페나 지하철 안에서도 개인적 음악 감상을 할 수 있으며, 누음이 거의 없으므로 볼륨만 조금 낮추면 독서실에서도 쓸 수 있겠습니다.



지모의 기본 이어팁은 스모크 레드 이어팁과 블랙 이어팁으로 나뉘는데, 둘 다 소재와 두께가 비슷하므로 소리 차이는 없다고 봐도 좋습니다. 혹시 기본 이어팁의 사이즈가 모두 맞지 않는다면(십중팔구 M 사이즈가 맞겠지만 어쨌든) 트리플 플랜지(Triple-flange) 이어팁을 사용해봅시다. 아주 깊게 삽입 되면서 외이도 입구와 이어팁의 접촉 면적이 넓어집니다. 그러자 중저음이 손실없이 전달되면서 더욱 밀도 높고 웅장한 느낌을 받습니다. 또, 고음이 보다 안정적으로 들립니다. 일반 이어팁을 쓰면 노즐 끝부분과 고막이 멀어지면서 그만큼 외이도 내부의 고음 울림이 많아지는데, 트리플 팁을 쓰면 고음이 팁 내부의 노즐을 통과한 후 고막에 가깝게 방사되므로 그만큼 깔끔하게 느껴지는 듯 합니다. 저의 경우는 M 사이즈 기본 이어팁과 트리플 팁이 모두 잘 맞았기 때문에 소리 차이가 적었지만, 사람마다 귀 모양이 다르므로 트리플 팁을 사용했을 때 격차를 느끼는 경우도 있겠습니다.


지모에 탑재된 다이내믹 드라이버는 피셔 오디오의 일본 협력사에서 만든 듀얼 다이내믹 드라이버라고 합니다. 두 개가 직선으로 배치된 동축 구조이며 크로스오버 네트워크를 사용합니다. (위 도안의 가장 왼쪽에 있는 작은 기판) 분할 구조는 8mm 드라이버에서 고.중음을, 10mm 드라이버에서 저음을 재생합니다. 고.중음은 직선으로 나가고, 저음은 하우징 내부에서 반사된 후 전달되는 구조라고 하는데요. 그래서 강력한 저음이 울리는데 고.중음을 가리지 않습니다. 저음이 물리적으로 고.중음의 뒤쪽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막을 직접 때리는 저음이 아니라 음악의 배경을 형성하는 저음입니다. 굳이 비유를 해본다면 서브 우퍼 중에서도 드라이버가 룸의 바닥을 향하는 다운 파이어링 우퍼 같은 느낌을 줍니다. 케너턴에서 올린 지모의 소개글을 찾아보니 정말로 다운 파이어링 우퍼 이야기를 하고 있더군요.


*스마트폰도 커버하는 고능률 - 저음이 강하다

스마트폰 헤드폰잭에 바로 꽂아도 힘이 남아돕니다. 아이폰 SE와 V20 모두 절반 정도의 볼륨이면 꽤 큰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저음 부스트가 강한 이어폰이며 능률이 좋아서 배터리 없이 USB 전원으로 구동되는 스마트폰용 DAC 정도면 충분하겠습니다. 재생기의 화이트 노이즈를 강조하는 이어폰은 아니므로 고해상도 재생기는 물론 일반적인 스마트폰과 MP3 플레이어 및 헤드폰 앰프에 연결해도 문제없습니다. 단, 원래 능률이 좋은 이어폰이고 저음이 강하므로 굳이 헤드폰 앰프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뜻입니다.


*고음이 알맞게 잘 나오는 듀얼 다이내믹 드라이버

기본적으로는 고.중음이 충분히 나오고, 저음이 크게 강조됐으나 고.중음에 영향을 주지 않는 소리입니다. 저음이 이렇게 강한데 고.중음의 존재를 명확히 짚어낼 수 있습니다. 적어도 현재까지 제가 분석해본 듀얼 다이내믹 드라이버 이어폰 중에서는 고음이 가장 잘, 알맞게 나오는 제품 같습니다. 어떤 음악이든 든든한 저음 울림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지모는 훌륭한 올라운드 타입의 이어폰이 될 것입니다. 반대로 플랫 사운드 또는 밝고 화사한 음색의 이어폰을 원한다면 지모는 저음 폭발 이어폰으로 인식될 듯 합니다. 고.중음을 장악하면서 쿵쾅거리는 저음이 아니라 고.중음의 뒤쪽에서 든든하고도 깊게 울리는 저음이 수많은 음악 장르에서 장점으로 통합니다.


*고.중음과 저음 타이밍이 어긋나는데 2-Way 라우드 스피커 같은 느낌

이어폰에서 다이내믹 드라이버 두 개를 사용하는 것은 BA 드라이버 여러 개를 쓰는 것보다 까다로운 일입니다. 다이내믹 드라이버는 소리의 울림 공간이 반드시 필요해서 이어폰 하우징의 내부 설계를 잘 해야 하는데, 두 개의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넣는다면 그 설계는 더욱 어렵게 될 것입니다. 실제로 지모의 소리를 처음 들어본다면 고.중음과 저음이 서로 어긋난다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그런데 이게 혼란스럽지 않고 2-Way 구조의 대형 라우드 스피커 같은 느낌을 줍니다. 특히 힙합이나 일렉트로닉 또는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을 즐겨 듣는다면 몇 분만 더 들어보길 권합니다. 초저음의 깊고 거대한 울림과 더불어 고음의 세팅이 전자 음악에 잘 맞춰졌기 때문입니다. 이 맛을 감지하려면 처음 만났을 때 최소 10분 이상의 청취가 필요하겠습니다.


*디지털 사운드에 잘 맞는 하이 스피드

모든 음역의 응답 속도가 굉장히 빠릅니다. 일렉트로닉에 특히 어울리는 이유도 됩니다. 크게 강조된 저음도 울림이 끝이 번지지 않으며 고중음은 잔향이 거의 없습니다. 재생기 중에서 디지털 사운드를 지향하는 쪽에 잘 어울립니다. 고음이 차갑게 나오거나 저음이 짧고 단단하게 나오는 재생기일수록 지모와 잘 맞겠습니다. 그러한 성향의 소스를 받아서 빠르고 강력한 중저음과 선명한 고음으로 재생하기 때문입니다. 느릿하고 편안한 소리의 재생기를 쓴다면 지모의 소리가 너무 따뜻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물론 그렇게 포근한 소리를 좋아한다면 그 또한 좋은 선택입니다.


예를 들면, 지모를 Aune M2와 LG V20에 연결하면 저음이 든든하면서도 고음이 더 선명하고 대체로 밝은 느낌이 드는데, 캘릭스 M에 연결하면 저음이 더욱 포근하면서 고음의 밝은 색상이 더욱 연해집니다. 또, 혹시 소니의 MP3 플레이어나 고해상도 재생기를 사용 중이라면 기기를 처음 샀을 때 기본 적용되어 있는 각종 음향 효과를 끈 다음에 지모를 감상해보시기 바랍니다. 이어폰에 이미 물리적인 음향 효과(?)들이 반영되어 있으니 먼저 경험해본 후 재생기에서 음향 효과를 넣어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게인(Gain) 옵션이 있는 DAP는 Low Gain으로 먼저 들어본 후 High Gain을 시도해봅시다.

지모의 ‘하이 스피드(High Speed)’는 이 물건이 단순한 저음 폭발 이어폰으로 그치지 않음을 알려줍니다. 소리의 빠른 응답 속도는 잔향을 제거하면서 소리를 더욱 명료하게 만듭니다. (또한 건조함을 느낄 수도 있음) 이 때 흔한 비유의 예시로 바이닐 레코드와 컴팩트 디스크 음반을 비교하는데, 지모의 소리는 중저음의 따뜻한 온도를 지녔으면서도 근본적으로는 컴팩트 디스크에 가깝습니다. 음의 색깔을 구체적으로 묘사한다면 고음이 연한 하늘색 정도로 밝게 느껴지며, 이 연한 하늘색이 중.저음에도 스며 있습니다. 이것은 음색의 왜곡이 아니라 지모의 다이내믹 드라이버 두 개가 모두 지니고 있는 빠른 속도 때문에 느끼는 심리적 현상이라고 봅니다. 동일한 곡을 바이닐 레코드에서 컴팩트 디스크로 처음 바꿔 들었을 때 밝은 음색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과 유사한 반응입니다.


*다이내믹 드라이버 두 개의 간섭과 어색함이 있다

고음에서 낮은 영역의 음색이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여성 보컬의 높은 음이나 바이올린 소리에서 이 점을 느끼게 될 터인데, 아마도 지모에 들어있는 고.중음 드라이버의 특성인 듯 모양입니다. 낮은 고음이 귀 속으로 휘말려 들어간다(?)는 생각이 드는데 고음 전체가 시원하게 뻗어나가려다가 낮은 영역만 갑자기 줄어드는 것입니다. 주파수 응답 그래프의 형태만 예상해본다면 지모의 고음은 7~8kHz와 10kHz 주변 영역만 강조됐으며 5~6kHz 범위는 낮춰진 듯 합니다. 고.중음 쪽에서 치카치카하는 자극이 거의 없는데 저음이 뜨뜻~하게 차오르니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편안하게 느껴집니다. 다만 다이내믹 드라이버 두 개 간의 간섭이 존재하며 어색함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겁니다.


*실내 콘서트홀이 아니라 실외 공연장의 PA 스피커를 지향하는 '강하고 깨끗한 저음'

실외 공연장에 가보면 대형 PA 스피커의 위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방 안이나 머리 주변에만 울리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 실존하는 초저음을 재생하기 때문에, 가슴 쪽으로 소리의 압박을 느끼게 됩니다. 케너턴 지모는 그런 경험을 위해 설계됐다고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지모의 강력한 저음은 음악 감상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어스피커를 지향하는 이어폰들은 보통 실내의 콘서트홀에서 느끼는 현장감을 재현하려고 합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굉장히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이어폰의 가격도 높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지모는 야외 공연 현장을 재현하려고 합니다. 또는 우퍼가 쿵쾅거리는 클럽을 만들기도 합니다. 이 물건으로 메탈이나 재즈를 들으면 실외 콘서트 무대를 느끼게 되고, 일렉트로닉과 댄스를 들으면 클럽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지모의 저음 드라이버는 진정한 서브 우퍼라고 생각합니다. 카 오디오를 중시하는 사람이라면 이어폰으로는 최고의 만족감을 줄 듯 합니다. 심장 박동에 영향을 줄 정도로 두근거리는 저음 울림인데 울림의 끝이 혼탁해지는 일이 없습니다. 지모의 저음은 초저음 영역까지 깊게 울리면서도 명확함을 지닌 ‘깨끗한 저음’입니다.


*저음의 영향을 받지 않고 또랑또랑하게 울리는 중음

지모의 중음에 대해 이야기해봅시다. 소리의 입체감을 살리고 고음과 저음에 귀를 기울이게 하려면 중음을 낮추는 방법이 잘 통합니다. 사람들이 아직 카 오디오 튜닝을 하지 않은 새 차에서 음악을 들을 때 EQ를 V자 모양으로 만드는 이유도 이것과 비슷하지요. 그러나 지모의 소리는 실외 공연장의 PA 스피커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강력하고 커다란 저음은 어디까지나 배경이 되며, 고.중음은 그대로 청취자를 향해 직진합니다. 낮은 고음 일부는 낮춰진 듯 하나 중음은 플랫하거나 조금 더 강조된 느낌입니다. 고막을 향해 가까이 다가오지는 않지만 고음과 동일한 비중으로, 선이 굵고 맑은 중음이 되어 들려옵니다. 지모의 중음이 얼마나 ‘깨끗한가’를 느껴보려면 피아노 독주를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피아노 소리에 포함된 저음이 깊게 울리면서도 중음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습니다. 그 상태에서 피아노 주자 바로 옆에 앉아 듣는 것처럼 두텁고 또랑또랑한 중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상당히 선명하면서도 청각 자극을 주지 않는 고음

낮은 영역이 어색하다고 했지만 지모의 고음은 상당히 선명하며 음색이 너무 밝거나 어둡지도 않습니다. 특히 드럼의 하이햇이나 전자 음악의 고음에서 제법 시원한 느낌을 주는데, 청각에 자극을 주지 않도록 끝부분이 매끈하게 다듬어져 있습니다. 즉, 고음의 높은 영역은 많이 확장되어 있으며 딱 듣기 좋을 만큼만 강조된 것입니다. 오케스트라 연주에서도 이 점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단 저음 악기의 비중이 확실히 높아지며 고.중음과 저음의 일체감이 약하기 때문에 어색한 느낌이 들 수 있겠습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저음 악기의 울림이 더욱 깊어지며 고.중음과 거리를 두고 있어서 야외 연주회의 현장감으로 인식할 수도 있습니다. 보다 포근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클래식 악곡 감상에는 충분히 어울리는 이어폰이 될 것입니다.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에서 시속 300km로 질주한다

그러나! 이 모든 소리 특징과 음악 장르 매치업을 모두 초월하는 어울림이 있습니다. 지모는 전자 악기와 강력한 베이스로 온몸을 흔들어대는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을 위해서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생각해보세요. 고막이 웅웅거릴 정도로 강력한 저음이, 그 울림이 조금도 흩어지지 않으면서 시속 300km 스피드로 질주하는 것입니다. 이 작은 이어폰은 재즈 연주곡을 들을 때는 알맞게 얌전한 상태로 있다가 EDM을 트는 순간 폭발하듯 덩치가 커지면서 대형 PA 스피커로 변신해버립니다. 외이도 안쪽이 아니라 좌우 귓바퀴의 주변에서 매우 빠른 템포로 진동하는 초저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러한 하이 스피드 서브 우퍼의 바탕에서 청각에 자극이 되지 않을 정도까지만 선명하게 단련된 고.중음이 재생됩니다. 다시 강조하건대, 고.중음은 외이도 속으로 들어온다는 느낌이 들지만 저음은 외이도 밖에 있으며 마치 온이어 헤드폰을 착용한 것처럼 귓바퀴 주변으로 울려 퍼집니다. 원없이 둥둥거리는 저음을 느끼면서도 고.중음의 명확함을 알 수 있습니다.


[요약]
고.중음과 저음을 분리한 듀얼 다이내믹 드라이버 이어폰
2-Way 라우드 스피커 같은 느낌
빠른 템포로 강력하게 울리는 초저음
모든 음역의 응답 속도가 매우 빠름
고음이 알맞게 선명하며 중음도 깨끗하고 선이 굵게 들림
낮은 고음 영역의 어색함이 있음
고.중.저음이 자연스럽게 조화되는 이어폰은 아니다
플랫 사운드를 원한다면 저음 폭발 이어폰으로 여길 듯
깊고 강하면서도 명확한 인상을 주는 깨끗한 저음
이어폰의 소리가 야외 공연 같은 경험을 시뮬레이션한다
탈착식 케이블과 풍성한 구성품

지민국(luric@buyk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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