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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리뷰
마란츠 CD6005, PM6005, 시스템 오디오 Aura 50
방문객에게 인상을 줄 수 있는 컴팩트 시스템

2016년 11월 25일


10년 넘게 헤드폰 중심으로 음악을 듣다가 이제 라우드 스피커 기반의 하이파이 오디오가 만드는 소리를 들어보고 감상문을 작성해보는 중입니다. 이 즐거운 놀이(?)도 벌써 4회차로 왔군요. 처음에는 프로악 스피커와 네임 오디오 조합을 감상해보았고, 이번에는 시스템 오디오 스피커와 마란츠 조합을 감상해보고 있습니다. 특정 기기를 집중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오디오샵의 청음실에서 들어보며 ‘시스템이 내는 소리’만을 생각하고 서술합니다. 동일한 곳에서 기기만 변경하며 소리를 듣기 때문에 적어도 청취 공간에 의한 차이는 없다고 보셔도 좋겠습니다.


이번에 접해본 시스템은 스피커 케이블을 제외할 경우 총 견적이 300만원대입니다. 하지만 일단 자신의 공간에 이 시스템을 갖춰놓으면 방문객에게 확실한 인상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오~. 이거 소리 괜찮은데요? 어디에서 사셨습니까?’ – 이런 식의 질문을 받는 것이지요. 마란츠 M-CR610, 시스템 오디오 Saxo 1 조합이 최소한의 비용으로 현장감 중심의 음악 환경을 구축한다면, 이번 시스템은 보다 고급스럽고 하이파이 지향적인 뉘앙스를 공간에 채워주고 있습니다. 소스 기기와 스피커의 외모가 고급스러우니 시각적으로도 좋은 점수를 받겠습니다.

[오늘의 시스템 구성]
CD 플레이어 : Marantz CD6005
인티앰프 : Marantz PM6005
스피커 : System Audio Aura 50
스피커 케이블 : Naim NAC A5

마란츠의 CD6005는 CD 플레이어이면서 전면의 USB 포트를 통해 플래시 드라이브 속의 음악 파일을 읽을 수도 있습니다. (WAV, MP3, AAC, WMA) CS4398 DAC를 사용하며 애플 아이폰, 아이팟 연결도 지원합니다만 이번 청취는 CD 음반 중심으로 진행했습니다. 전면 우측에 6.3mm 헤드폰 출력도 있는데 풀 디스크리트 헤드폰 앰프를 내장했답니다. 제가 레퍼런스 헤드폰을 챙겨오지 않은 관계로 직접 테스트해보지는 않았습니다. 어차피 이 감상문은 라우드 스피커 기반의 오디오 시스템에 대한 글이므로 너그러이 넘어가주시길 바랍니다.



마란츠 인티앰프 PM6005는 다양한 입력을 지원하며 자체적으로 저음, 고음, 좌우 균형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모든 기능은 리모컨으로 편리하게 다룰 수 있으며 CD6005와 동일한 CS4398 DAC를 사용해 192kHz/24bit PCM 신호(코엑시얼, 옵티컬 입력)에 대응한답니다. 네, 이 제품은 DAC를 내장한 인티앰프입니다. 출력은 8옴 부하에서 채널 당 45W인데 볼륨을 9시 방향으로 둔 상태에서 70dB 정도의 소리가 들리는 수준이었습니다. 이것은 제가 소리를 듣는 위치에서 아이폰 5S의 UE SPL 앱으로 간략하게 측정한 것으로, 그리 정확하지는 않지만 어찌됐든 도움이 될 터이니 다음에도 해보렵니다. 70dB도 1시간 넘게 들으면 귀가 피곤해지는 음량이며 이웃에 피해를 줄 정도이므로 주의해야겠습니다.



CD6005, PM6005 모두 기능과 출력, 디자인, 사운드가 출중하지만 가격이 각각 50만원대 초반에 불과합니다. 신기할 정도의 가격대 성능비를 갖췄으니 홈 오디오 용도는 물론 상업 공간에 고급스러운 소리를 더하기 위한 시스템으로도 좋겠습니다. 카페에 두는 용도로도 좋겠고, 학교 음악실에 둔다면 예산 지출도 줄이면서 학생들에게 기준치(?)를 초과하는 하이파이 사운드를 들려줄 수 있을 것입니다.



*저음을 위쪽에 두어서 얻는 이득

시스템 오디오의 톨보이 스피커 Aura 50은 채널 당 4개의 우퍼와 1개의 트위터를 사용하는데, 트위터가 첫째 우퍼 아래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 구조가 소리를 귀에 일직선으로 전달하기에는 더욱 유리한 듯 합니다. 저음이 바닥에 깔리지 않고 귀와 가슴팍으로 곧바로 달려옵니다. (*기술 설명은 없지만, 음악을 틀어 놓고 우퍼 4개를 가까이 살펴보거나 손 끝으로 만져보면 가장 낮은 저음이 가장 위쪽의 우퍼에서 나오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중음은 바닥에 깔리지 않고 고음과 비슷한 중간 정도 높이에 위치하는군요. 라우드 스피커 기반의 하이파이 오디오에서 저음은 해상도가 아니라 ‘존재감’으로 승부하기 마련인데, 이렇게 우퍼를 스피커 꼭대기로 두니 새로운 장점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저음이 크게 울리는 순간에도 고.중음이 가려지지 않는 것입니다. 저음이 뒤로 밀려나는 듯한 위치의 변경 감각도 없습니다. 고.중.저음의 높이(Y축)는 저음, 고음 & 중음 순서로 계층을 이루지만 정면에서의 거리(X축)는 고.중.저음이 거의 동일하게 놓입니다. 이것이 고.중.저음을 잘 어우러지게 합니다. 채널 당 5개 유닛이 달린 톨보이 스피커인데도 풀 레인지 스피커 같은 고.중.저음의 조화로움이 있습니다.



*강한 직진성과 명료함

이번 시스템은 스피커의 구조로 인해 스위트 스팟이 더욱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청취자의 머리 위치가 스피커보다 조금만 높아도 고.중음의 디테일이 줄어드는 것입니다. 머리 위치를 스피커보다 약간 낮게 잡으면 고.중음이 더 선명해지는데 이것은 청취자의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되겠습니다. 즉, 소파에서 등을 떼고 상반신을 앞으로 기울인 상태에서 듣는 소리와 소파에 완전히 기대어 상반신을 뒤로 기울인 상태에서 듣는 소리의 느낌이 다릅니다. 반대로 스위트 스팟을 잘 잡으면 매우 명료하게 고.중음을 모니터링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고.중음 뿐만 아니라 저음의 명확한 울림을 느끼기 위해서 좌우 스피커의 중앙에 알맞은 거리를 두고 앉을 필요가 있습니다. 저음을 바닥에 깔지 않고 청음실의 공기 속으로 퍼뜨리는 스피커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스피커의 소리로 공간을 가득 채운 상태에서 배경 음악을 즐기겠다면 이렇게 자세와 위치를 따질 필요는 없겠지요!


*CD를 재생할 때의 섬세하고 살짝 밝은 고음

마란츠 CD6005에서 플래시 드라이브의 음악 파일을 재생할 때와 CD 음반을 재생할 때 고음의 차이가 크게 느껴집니다. 플래시 드라이브에서 재생한 파일이 256kbps AAC 파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CD보다 고음 품질이 떨어지겠지만, CD를 재생할 때 이 시스템의 고음은 확연히 달콤하고 화려한 면모를 보였습니다. 플래시 드라이브의 파일을 재생할 때는 굵고 살짝 거친 고음이 나오지만 CD를 재생할 때는 끝이 매우 섬세하며 약간 가녀리고 매끈한 고음이 나오는 겁니다. 쉽게 말해서 CD6005는 CD 플레이어이며 파일 재생보다 CD를 재생할 때의 소리가 훨씬 좋다는 뜻입니다.

이 시스템의 음색은 십중팔구 CD6005와 PM6005로 구성된 소스 쪽에서 만들고 있는 듯 합니다. 중저음 쪽은 특정 음색을 만들지 않는데, 음색이라기보다 온도감이라고 보는 게 맞겠군요. 이 시스템의 중저음은 너무 따뜻하지도 않고 너무 건조하지도 않아서 ‘음? 뭔가 다른데?’라며 물음표를 띄울 일은 없을 것입니다. 단, 고음 쪽에서 느껴지는 연한 밝은 톤이 지속적으로 음악에 양념을 더해줍니다. 스피커의 트위터는 상당한 강성의 고음을 내도록 만들어진 듯 하나 소스 쪽에서 부드럽게 다듬어주고 있어서 최종적으로는 살짝 밝은 음색으로 전달되는 모양입니다.



*좌우 스피커 중앙에 초점이 아닌 영역을 만든다

보컬이 있는 음악을 들을 때 이 시스템은 소리의 이미지를 스피커 가운데에 형성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보컬리스트가 가운데 위치하는 곡에서는 중앙으로 이미지가 모이지 않고 중앙의 가로 세로 1미터 정도가 되는 이미지 영역을 만듭니다. 이것은 아마도 스피커를 배치하는 공간에 따라 다르게 나오겠으나, 이 시스템의 중음역이 만드는 이미지를 생각해볼 필요는 있습니다. 초점은 덜 명확하지만 더 넓고 가깝게 보인다는 뜻입니다. 시스템 오디오 Aura 50은 스트라이크 존의 면적이 다른 스피커보다 넓은 듯 합니다.



*힘이 센 소리가 좋은 간접음을 만든다?

이 시스템의 소리는 예전에 들어본 프로악 + 네임 오디오 시스템에 비하면 꽤 굵고 강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출력의 차이가 아니라 소리의 성격이 그렇다는 뜻입니다. 나쁘게 말하면 다소 거친 소리이고 좋게 말하면 소리의 힘이 세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를 통해 재미있는 점을 하나 발견했는데, 이렇게 센 소리가 청음실의 벽과 바닥에 반사될 때의 간접음이 듣기 좋습니다. 청음실 내부를 걸어다니며 청취를 해보면 이 시스템은 스피커의 뒤쪽에서 들어도, 소파 뒤로 돌아가서 5미터 이상 멀리 떨어져 들어봐도 상당히 일관된 소리를 들려줍니다. Aura 50은 스위트 스팟이 강조되는 스피커라고 생각합니다만 더불어 간접음을 즐겁게 들을 수 있는 스피커이도 합니다. 스피커의 간접음에 대한 평가는 오디오 시스템 본연의 소리에 대한 평가보다도 더욱 주관성이 강하기 때문에 그냥 참조만 해두시기 바랍니다.


*응답 속도와 잔향, ‘강+중+약’ 조합에 대해

이 시스템의 소리는 지금까지 제가 들어본 소리(이제 4회차에 불과하지만!)를 기준으로 한다면 고.중.저음 모두 응답 속도가 약간 느린 편에 속합니다. 빠른 템포의 음악을 들어보면 잘 느껴지는 것인데, 적어도 마란츠와 시스템 오디오 조합이 레코딩 스튜디오 용도는 아님을 짐작하게 됩니다. 뮤지션이나 레코딩 엔지니어의 취향으로 이 시스템을 선택한다면 할 말 없지만 아무리 들어봐도 이 시스템의 소리는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홈 오디오 타겟으로 보입니다. 약간 느린 응답 속도는 그만큼 소리에 잔향을 더해주고, 잔잔한 소리의 입자가 청취자의 주변에 전파될 때 심적인 휴식이 가능합니다. 제가 맞게 파악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번 시스템은 마란츠 소스 쪽에서 고음을 섬세하게 다듬고 소리에 편안한 잔향을 더하며 시스템 오디오 스피커 쪽에서 선이 굵고 직진성이 강하며 고.중.저음을 동일한 거리로 배치하여 힘찬 에너지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역시 오디오 시스템의 조합은 ‘강 + 강’이 아니라 ‘강 + 중 + 약’으로 상호 보완적인 구성이 좋음을 느끼게 됐습니다. 또 이렇게 하나를 배워갑니다.

지민국(luric@buyk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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