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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리뷰
마란츠 M-CR610, SA Saxo 1
생생한 현장감의 배경 음악

2016년 11월 25일



저는 오랫동안 헤드폰으로 음악을 들어왔으며 2015년 2월부터 라우드 스피커 기반의 오디오 시스템을 경험하고 그 느낌을 글로 옮기고 있습니다. 이 글은 구성 기기에 대한 전문적 리뷰가 아니라, 이제부터 천천히 하이파이 오디오의 즐거움을 깨닫고 있는 중년 남자의 감상문 정도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하이파이 오디오라는 것이 꼭 ‘소리에 대한 진지한 탐구’만으로 점철되지는 않을 겁니다. 자가용 차량을 고를 때에도 진정한 드라이빙 경험이나 기계적 완성도, 명품급 디자인만 추구하는 것은 아니지요. 생활 용품으로써 자동차를 고르는 경우도 매우 많습니다. 둘의 관점에서는 자동차의 가격과 형태, 목적 모두가 크게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오늘 제가 감상해본 하이파이 오디오 시스템은 총 견적이 120만원대에 불과합니다. 자동차로 치면 생활 용품의 관점에서 선택하게 되는 가격대인데 소리에 대한 평점도 좋다고 합니다. 자신의 공간에 오디오를 꾸려두고 싶지만 커다랗고 비싼 시스템은 엄두가 나지 않아서 한번 저렴한(?) 시스템의 소리를 들어봤는데 그 소리가 전자 제품 마트에서 파는 것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겁니다. 또한 실용성이 뛰어나서 생활 속에서 사용하기에도 좋습니다.



이것이 바로 네트워크 리시버 ‘마란츠 M-CR610’과 미니 북쉘프 스피커 ‘SA Saxo 1’의 조합입니다. 다시 말하면 공간을 채워주는 작은 스피커와 올인원 소스 기기의 조합이라고 하겠습니다. 몰입적인 오디오 감상이 아니라 편안한 공간의 배경 음악 재생기로써 스테디 셀러가 된 시스템이라고 합니다. 특히 카페 주인들이 좋아한다는 후문인데요... 개인의 작은 방에 두고 써도 좋지만 넓은 공간에 두고 음악을 배경으로 깔아주는 용도로 쓴다면 더욱 즐거운 느낌이 들 것입니다. 이 시스템이 1천만원대 시스템의 소리를 낸다고 말할 수는 없겠으나, 음악을 재생하는 목적의 차이를 생각해보면 이 시스템은 훨씬 큰 가치를 갖고 있습니다.

[오늘의 시스템 구성]
네트워크 리시버 : Marantz M-CR610
스피커 : System Audio SA Saxo 1
스피커 케이블 : Naim NAC A5


마란츠 M-CR610은 실로 다양한 입출력의 음악 재생이 가능한 올인원 소스 기기입니다. ‘네트워크 리시버’라고 하니 뭔 기기인가 싶은 분도 있을 터인데, M-CR610은 현존하는 모든 디지털 음악 감상 방법을 지원하는 인티앰프라고 보셔도 됩니다. 6옴 패시브 스피커 연결시 채널당 60W나 출력이 나오고, CD를 비롯해 192/24 WAV, 192/24 FLAC 파일을 재생하는 USB DAC 역할도 하며 Wi-Fi 연결로 뮤직 스트리밍도 가능합니다. USB 메모리를 꽂아서 파일 재생을 해도 되고, 애플 iOS 기기와 USB 연결이 되며 에어플레이(AirPlay)도 쓸 수 있다고 합니다. 더불어 FM 라디오와 전면 3.5mm 헤드폰 출력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네트워킹 기능으로 개인의 뮤직 서버 연동도 할 수 있으니 M-CR610 하나만 있으면 디지털 음악 환경의 소스가 깔끔하게 해결되는 것입니다.



시스템 오디오 SA Saxo 1은 아주 작은 크기의 패시브 북쉘프 스피커입니다. 가로 13, 세로 25, 깊이 20cm이므로 줄자를 꺼내어 대충 모양을 그려보면 이 스피커가 얼마나 작은지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후면에 작은 베이스 포트가 있으며 그 위에 브라켓 홀이 있어서 실내의 벽이나 천장 쪽에 설치할 수도 있습니다. (브라켓 홀은 스티커로 가려져 있으니 떼고 설치하면 됨) 저는 청음실에 들어왔을 때 스탠드에 이 쪼끄만 스피커가 올려져 있는 걸 보고 짐짓 당황했습니다만, 첫 곡을 재생하고 볼륨을 올리면서 몰래 카메라 촬영이 아님을 체감했습니다. 이 작은 스피커에 권장되는 최소 앰프 출력이 30W입니다. M-CR610과 연결된 Saxo 1은 그야말로 쿵쾅거리는 소리를 들려주더군요.


*약간 긴 흐름과 무게감을 강조하는 저음 타격

제가 현재 듣고 있는 소리가 원박스 타입의 소스 기기와 연결된 작은 크기의 스피커에서 나오고 있는 것인지 의심하게 됩니다. 먼저 저음부터 체크해보니, 초저음역까지 내려가지는 않지만 의외로 무게감을 강조하는 타격이 느껴집니다. 짧게 끊어치기보다는 살짝 긴 흐름으로 청취자를 눌러주는 저음입니다. 이러한 저음 세팅 때문에 라우드 스피커 시스템에서 반드시 필요한 저음 부스트가 이토록 작은 크기의 스피커에서 커버되는 듯 합니다. 청음실에 설치된 스탠드가 그나마 저음량을 조절해주고 있는데, 제가 직접 스탠드에서 청음실 바닥으로 내려놓아보니 이 작은 스피커의 저음이 얼마나 덩치가 큰지 알 수 있었습니다. 혹시 스피커를 책상 위에 두시겠다면 진동을 줄여주는 스탠드나 스파이크 세팅을 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시스템을 넓은 청음실에서 들어보고 구입해서 작은 방 안에 두고 듣는다면 아마도 저음이 훨씬 벙벙거리는 소리가 될 확률이 높겠습니다. 넓은 청음실에서 들어보고 넓은 공간에 설치하면 청음실에서 들어본 소리가 거의 그대로 나올 터이니 카페 주인들에게 더욱 어울리는 것이겠지요! 스탠드 구입을 위한 예산을 쓰고 싶지 않다면 역시 벽이나 천장 구석에 매달아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고.중음의 편안하고 즐거운 잔향

고.중음에서 잔향이 많이 발생함을 느낍니다. 이것이 정확한 소리라고 하기는 어렵겠으나 그만큼 귀로 듣기에 편안하고 즐거운 면이 있습니다. 저에게는 M-CR610과 Saxo 1 모두가 처음 들어보는 제품이라서 어느 쪽의 영향이 더 큰지는 모르겠으나, 이 시스템의 주요 특징은 상당히 굵은 입자로 공간 속에 번지는 고.중음의 잔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각 잡고 집중해서 듣는 용도가 아니다

저는 이제 겨우 세 번째로 라우드 스피커 시스템을 청취하고 있으며 이전에 들어본 시스템이 프로악(ProAc)의 스튜디오 148과 리스폰스 D18 스피커에 더해진 네임 오디오 인티앰프였습니다. 어떻게 해도 해상도의 차이를 감지하게 되는 상황이지요. 고.중.저음 모두 우리가 흔히 듣는 미니 컴포넌트 오디오보다는 훨씬 좋지만, 이 시스템의 약 5배 가격을 지불하는 하이파이 오디오에 비하면 해상도가 낮은 편입니다. 또한 Saxo 1의 작은 크기와 2-Way 구조로 볼 때 고음은 잘 분리되어 들리지만 중음과 저음이 명확히 분리되기는 어렵습니다. 요컨대 스위트 스팟에 각 잡고 앉아서 듣는 용도의 시스템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반대로 5배 가격의 하이파이 오디오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처음 이 시스템의 소리를 듣는다면 ‘이거 대단한데?’하고 감탄할지도 모릅니다.


*모든 음역의 선이 굵으며 낮은 고음역에 힘을 싣는다

고.중.저음 모두 선이 굉장히 굵습니다. 이 시스템의 소리를 들으면서 느끼는 점은 풍성하게 발생하는 잔향으로 인한 편안함과 더불어 음의 존재감을 최대한 강조하는 굵은 선입니다. 소프트 돔 트위터가 그 소재의 부드러움과는 달리 자극감이 강한 고음을 낸다고 들었는데, 이 시스템에서는 Saxo 1의 고음이 원래 강하게 나오는 것을 마란츠 M-CR610가 다듬어주는 모양입니다. 그래도 약간 강한 편이라고 봅니다. 특히 중음역에 가까운 ‘낮은 고음역’의 강한 힘이 느껴집니다. 반대로 초고음역의 존재감은 약합니다. 즉 화려함, 밝은 음색과는 완전히 담을 쌓은 소리이며 아주 조금 어둡게 느껴지는 음색이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이 어두움이라는 것도 사실 고.중.저음 각각의 특성이 혼합되어 저에게 ‘음색’이라고 인식된 것일 뿐이지요. 초고음역은 낮춰지고 낮은 고음역은 강하게 드러나는 고음, 굵은 선으로 인해 앞으로 드러나는 중저음이 종합적으로는 수수하고 귀로 받아들이기 쉬운 음색이 된 듯 합니다.


*라이브 공연에 최적화된 대출력의 초소형 + 올인원 시스템

제가 만약 카페를 열게 된다면 이 시스템을 곧바로 구입할 듯 합니다. 회사 사장님이 저에게 ‘100만원 안팎으로 대회의실에 음악 환경 한번 꾸며봐!’라고 주문한다면 역시 M-CR610와 Saxo 1 조합을 쉽게 선택할 것입니다. 이 시스템은 실내 공간을 생생하게 채워주기에 최적의 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소리가 좌우 스피커 사이에서 이미지를 형성하는 게 아니라 양쪽으로 넓게 퍼져나가도록 된 듯 합니다. 게다가 널찍한 청음실 안을 다 채울 정도로 힘이 좋습니다. 음악의 종류도 녹음실에서 제작된 음반보다 공연 현장에서 녹음된 라이브 음반을 권하고 싶군요. 밴드가 제 앞에 있는 게 아니라 제 주변에 있는 듯한 배경적 현장감을 연출합니다. 작은 북쉘프 스피커를 울리기에는 사치스러울 정도의 청음실 환경이라서 고음의 잔향이나 저음의 양이 조절된 상태인데, 만약 소리 울림이 많은 카페 내부나 거실의 천장 구석에 설치한다면 라이브 감각이 더욱 강해질 것입니다. 작은 스피커 2대만 설치해서 실내 공간 전체를 라이브 공연장처럼 바꿀 수 있는 것이지요. 또한 음악이 방문객들의 정신을 분산시키지 않고 차분한 배경으로 존재한다는 점이 그 목적에 잘 맞습니다.

이 시스템은 그 가격대와 사용 목적을 볼 때 헤드폰 사용자였던 저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했습니다. 120만원으로 하이엔드급 이어폰, 헤드폰을 구입하는 것과 이 시스템을 구입하는 것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장소에 관계없이 혼자서 소리의 디테일을 최대한 감지하겠다면 저는 120만원짜리 이어폰, 헤드폰을 선택하겠습니다. 그러나 집의 거실을 항상 음악으로 채워두고 싶거나 카페, 강의실처럼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에서 라이브 공연 분위기를 내고 싶다면 이번 시스템을 선택할 것입니다. 음악을 재생하는 목적 중에서 현장감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면 하이엔드 헤드폰 하나 값으로 라우드 스피커 시스템을 갖추는 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시스템이 스테디 셀러인 모양입니다.

지민국(luric@buyk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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