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을 통해 세상을 본다" >buyking NEWS
바이킹 안내

기업 서비스

 
 
  신상품   이벤트
  전문가 리뷰   프리뷰   포토뷰
  가이드   현장
ID     PW       ID/PW 분실   아이디 저장
 

 

   
전문가 리뷰
케너턴 오딘(Kennerton Odin)
아찔한 스릴의 플랫 사운드로 소리를 꿰뚫어 본다

2016년 11월 21일


러시아 출신의 피셔 오디오(Fischer Audio)는 유럽권에서 아시아의 소니 수준으로 넓은 시장을 갖고 있는 기업이다. 이들은 가격대 성능비가 좋은 이어폰 헤드폰과 함께, 높은 가격대로 구성된 하이엔드급 브랜드 ‘케너턴(Kennerton)’도 갖고 있다. 피셔 오디오 제품들은 그 제품을 구입할 사람들의 취향을 예상하고 여러 가지 기획을 거쳐서 개발되는데, 케너턴의 제품들은 그런 기획이 없다고 한다. 모든 것을 배제하고 오로지 소리만 좋게 만든다는 생각으로 제품을 개발한다. ‘오디오 애호가를 위한 제품은 소리가 매우 좋다면 비싸도 잘 팔릴 것이다’ - 이러한 원초적이고 간단한 생각의 브랜드가 케너턴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케너턴의 이어폰 헤드폰들은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많아서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잠시 생각해보자. 오늘 소개할 오딘(Odin)이라는 풀사이즈 오픈형 헤드폰은 국내 가격이 300만원을 돌파할 예정이다. 이런 물건이 해외 시장에서는 없어서 못 파는 존재라면 믿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제품을 빌려서 감상을 시작한 첫 날 밤에 본인은 그 말을 전력으로 믿게 됐다. 거만하게도 신화 속 최강의 신 이름을 차용한 헤드폰이고 가격도 너무나 비싼데 소리가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속된 말로 ‘끝판왕급 헤드폰’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니, 잘 팔린다는 말에 반박을 할 수가 없었다.



케너턴 오딘은 고급 헤드폰 답게 패키지가 거대하고 육중하며 화려하다. 커다란 원목 케이스에 담겨서 오는데, 네모꼴 박스가 아니라 위쪽이 세모꼴로 생겼으며 케이스 커버를 뒤로 넘겨서 바닥으로 깔면 헤드폰을 담아서 멋지게 전시할 수 있다. 우드 케이스가 너무 크고 무거워서 카페로 들고 나가지 못해 사진을 안 찍었으니 양해를 바란다. 구성품은 헤드폰 본체와 탈착식 케이블, 6.3mm 어댑터로 구성된다. 그리고 번호가 적힌 케너턴 클럽 카드라는 것이 들어 있다.


이 카드는 케너턴 오딘의 오너라는 증명과도 같은 셈이다. 시리얼 넘버 같은 게 있으니 제품 보증서도 겸하게 될 듯 하다.

“비싼 가격에도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을 의심했으나, 소리를 들어본 후 끝판왕급 헤드폰이라는 생각을 했다. 또, 오딘은 제작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물품이라서 지금 주문을 해도 수령까지는 꽤 기다려야 한다.”



오딘은 무겁다. 오디지 LCD-2보다도 하우징 지름이 작고(약 100mm), 헤드폰을 착용한 모습도 하우징이 양 옆으로 튀어나오지 않고 머리에 딱 붙어서 세련된 느낌인데 굉장히 무겁다. 요즘 무거운 헤드폰이 많아져서 직접 무게를 재어보기 위해 디지털 저울을 하나 구입했는데, 직접 2회씩 재어 보니 오딘의 본체는 667g, 기본 케이블(6.3mm 어댑터 포함)은 114g이 나왔다. (*주방용 저울로 잰 것이니 몇 그램 정도 오차가 있을 것이다) 오딘을 착용한 후 1시간 정도는 목이 견딜 수 있겠으나 그 이상 오랫동안 착용하겠다면 머리를 뒤로 기댈 수 있는 사무용 의자나 소파를 준비하자. 이렇게 무거운 이유는 다수의 자석을 사용하는 플래너 마그네틱 드라이버가 주요 원인이겠으나, 오딘을 구성하는 요소 중에 플라스틱이 없어서이기도 하다. 이 헤드폰을 구성하는 소재는 금속, 가죽, 나무이며 드라이버의 진동판을 제외한 모든 것이 무겁고 밀도가 높은 물질로 되어 있다.


사진에서 보면 오딘의 외모에서 우드 하우징이 먼저 눈에 띌 것이다. 두꺼운 원목을 손으로 가공해 만드는 하우징인데, 사펠리(Sapele)와 월넛(Walnut), 올드 우드(Old Wood)가 있다. 이 중에서 올드 우드는 가격이 더 비싸며, 이번 후기에 등장하는 제품은 월넛 모델이다. 오딘의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이유는 높은 인기도 있지만 제작에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인데, 국내에는 아마도 월넛 모델만 소량 수입될 것으로 보인다.

“플라스틱 없이, 오로지 금속, 가죽, 나무로만 제작된 헤드폰이다. 단단한 기계의 인상을 주는 디자인이며 착용한 모습도 세련되어 보인다. 그러나 무척 무겁기 때문에 목 건강에 주의해야 한다.”

헤드폰 디자인과 구조가 전체적으로 매우 튼튼하고 기계적이다. 전자 장비가 없는 완전 수동 방식의 군사용 기기 같기도 하다. 굉장히 옹골지다는 생각이 드는 생김새와 감촉인데 이 점은 소리 특성에서도 드러난다. (사운드 파트에서 자세히 설명하겠다) 손에 들고 머리에 써보면 참으로 단단한 헤드폰이라는 인상을 받을 것이다. 예상컨대 보관만 잘 한다면 수십년 정도는 가뿐하게 사용할 수 있겠다. 또, 제품 디자인의 주제를 보면 홈 오디오 헤드폰보다는 스튜디오 헤드폰 같은 인상을 받게 된다. 하우징과 이어패드, 헤드밴드의 형태도 그렇고 밖으로 툭 튀어나온 금속 핸들도 그렇게 보인다.





헤드밴드는 2중으로 되어 있으며 헤드폰의 육중한 무게를 잘 분산시켜준다. 이어패드는 푹신한 쿠션을 지녔으며 고급스러운 질감의 양 가죽으로 제작됐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이어패드의 안쪽과 바깥쪽 테두리에 다수의 구멍이 뚫려있다는 것이다. 저음의 양을 조절하기 위해 제작자가 많이 신경을 썼나 보다. (그리고 실제로 이 헤드폰의 소리는 저음의 알맞은 양을 정확히 지킨다.)



헤드밴드 길이를 조절하는 요크 부분의 디자인도 독특하다. 은색 핸들을 돌려서 나사를 풀고 길이를 맞춘 후 다시 조여주는 방식이며, 이 때 이어패드의 각도까지 조정하게 된다. 길이와 각도를 한 번 맞추면 바꾸기가 어렵기 때문에 처음 할 때 신경을 많이 써야겠다. 이후 오딘으로 음악을 들어보면 심장이 벌렁거려서 친구에게도 들려주고 싶겠지만, 잘 맞춰둔 헤드밴드 길이를 변경하기 귀찮다면 굳이 들려줄 필요는 없다.


“헤드폰이 아주 튼튼해서 수십년은 거뜬히 사용할 수 있겠다. 기본 포함되는 탈착식 케이블도 일반 품목이 아니라 손으로 만드는 커스텀 케이블로 보이며, 오딘의 소리에도 영향을 주므로 중요한 아이템이 된다.”


촘촘하게 짜놓은 피복의 전용 케이블(Braided Cable)이 포함된다. 미니 XLR 커넥터로 탈착할 수 있는 케이블이며, 천천히 살펴보니 대량 생산품이 아니라 하나씩 손으로 만드는 커스텀 케이블인 듯 하다. 본인이 용산 전자상가에 가서 케이블 제작 주문을 했을 때 완성된 것의 모양새가 딱 이랬다. 선재는 구리인데 지름이 약간 굵고 피복도 두꺼워서 뻣뻣한 편이다. 길이는 플러그까지 포함하면 2미터 정도이며 플러그는 3.5mm라서 휴대용 기기 연결에 맞춰져 있다. 이후 설명하겠지만 이 헤드폰의 소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케이블이므로 다른 제조사의 케이블로 변경하지 않기를 권한다. 어차피 헤드폰 구입에 쓰는 자금으로도 벅찰 테니 상관없지만 오딘의 기본 케이블이 이미 훌륭한 커스텀 케이블이라서 조언을 하는 것이다.



SOUND


Driver : Planar Magnetic (80 mm)
Frequency Response : 15 ~ 50,000 Hz
Sensitivity : 104 dB
Impedance : 35 ohm

“스마트폰에 바로 꽂아도 진동판이 춤추는 고능률 헤드폰이다. 아마 그 상태에서도 심상치 않은 고성능을 발견할 것이다. 그러나 거치형 시스템에서 최고의 결과를 낼 것이며, 가능하다면 소스 기기 간 연결을 밸런스드 커넥션으로 하자. 앰프의 게인은 높을수록 좋겠다.”

플래너 마그네틱 드라이버 헤드폰들이 보통 그렇지만, 높은 출력의 앰프가 필요하다. 휴대용 DAP에 사용하겠다면 게인(Gain) 옵션을 최대로 올리고, 거치형 시스템에서 사용한다면 외장 DAC와 헤드폰 앰프의 인터커넥트는 밸런스 연결로 하기 바란다. 예를 들면, 본인은 젠하이저 HDVD800을 매트릭스 미니i DAC와 연결해서 아날로그 헤드폰 앰프로 쓰고 있는데, 언밸런스 연결(RCA)과 밸런스 연결(XLR)을 모두 해놓은 후 HDVD800의 셀렉터로 바꿔가며 들어보았다. 오딘의 소리는 밸런스 연결일 때, 즉, 출력이 높을 때 본연의 소리를 들려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옹골지고(속이 꽉 차있음) 소리 선이 아주 굵으면서 힘찬 성격이 살아난다. 출력이 낮은 상태의 오딘이 내는 소리는 듣기 편하거나 더 세밀해지는 것이 아니라 뭔가 힘이 빠졌다는 느낌을 주었다.


그런데 오딘은 플래너 마그네틱 헤드폰치고는 능률이 아주 좋은 편이다. 기본 케이블의 커넥터가 3.5mm 플러그로 되어 있는 이유도 DAP나 휴대용 헤드폰 앰프에 바로 연결하라는 뜻이다. 아이폰 SE의 절반 볼륨에서 이렇게 빵빵한 소리가 나오는 플래너 마그네틱 헤드폰은 처음 봤다. 아이패드 프로에 드래곤플라이 레드(스틱형 USB DAC)를 연결해서 들을 때에도 볼륨을 50%까지 올리면 오딘의 옹골찬 소리를 감지할 수 있었다. LG V20은 저항 어댑터나 일반 3.5mm 플러그를 덧끼워서 외부 음향 기기 모드로 들으면 50% 정도의 볼륨으로도 제법 들을 만한 소리가 나왔다. 캘릭스 M에서도 게인이 높게 잡히는 '임피던스 High' 옵션으로 맞추고 볼륨을 올려주니 우렁찬 느낌이 들었다. 여기서 잠깐만 외치고 싶다. 오딘과 캘릭스 M 직결의 조합은 대단히 좋다! 플레이어 모드와 외장 DAC 모드에서 모두 높은 밀도와 굵은 선의 소리를 감지할 수 있었다. 아스텔앤컨 기기의 경우는 가능하다면 밸런스드 커넥션로 감상할 때 더욱 좋은 결과가 나올 듯 하다. (이 때는 어쩔 수 없이 다른 케이블을 써야 함) 혹시 아스텔앤컨 기기에 전용 앰프를 장착해서 사용 중이라면 안성맞춤 되겠다.

“오딘의 진면목을 발견하겠다면 소스 기기에 돈을 더 써야겠다. 헤드폰으로 대편성 오케스트라를 시원하게 듣고 싶다면 하이파이 오디오 마련할 자금으로 고가의 헤드폰 앰프와 DAC를 구입해도 될 정도다.”

케너턴 오딘은 고가의 헤드폰이며 만약 구입한다면 헤드파이의 끝판왕을 노리는 목적으로 지를 터이니 소스와 앰프, 여러 케이블 등의 품질을 꼭 챙기기 바란다. (즉, 돈을 더 쓸 만한 가치가 있다) 다양한 음악 장르를 즐기는 헤드폰이지만, 대편성 오케스트라의 말러 교향곡을 ‘시원하게’ 듣고 싶은 사람에게 가장 적합한 헤드폰이라고 본다. 또, 장르와 관계없이 ‘드럼’ 연주가 중시되는 음악에서 통쾌함을 맛보게 될 것이다. 드럼의 모든 파트가 전투력 상승 효과를 보게 되며 연주하는 드러머도 근육 강화를 받은 듯한 느낌이 든다.


“현재까지 감상해본 플래너 마그네틱 드라이버 헤드폰들과 완전히 다른 소리다. 저음이 평탄하며 고.중음의 비중이 더 높다. 음악의 시원한 감상과 소리의 면밀한 분석을 모두 할 수 있다.”

홈 오디오 감상과 스튜디오 작업을 모두 커버하도록 제작됐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오딘은 플랫 사운드(Flat Sound)를 지향한다. 단, 본인이 현재까지 들어본 플래너 마그네틱 헤드폰 중에서는 저음이 가장 평탄하며 고.중음의 비중이 더 높은 제품이다. 하이파이맨 HE-6처럼 고음을 많이 강조한 것도 아니고, 어비스 AB-1266처럼 초저음의 강력함을 노린 것도 아니다. 오디지 LCD-4와도 크게 다른 소리다. 플래너 마그네틱 드라이버의 소리가 거기에서 거기라는 생각을 해왔다면 오딘을 직접 청취하는 순간 마음이 바뀔 것이다. 이 물건은 완전히 다른 종류의 플래너 마그네틱 헤드폰이다.

1) 저음이 매우 낮은 영역까지 깊게 내려가는데 크게 강조되지는 않았다. 그런데 무척 웅장하며 굵고 힘차다. 초저음이 강하게 진동하면서 귀 아래쪽으로 저음의 층(Layer)이 형성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2) 중음의 선이 굵고 앞으로 다가오며 고음도 선이 굵고 매우 선명하다. 그런데 음색이 조금도 밝지가 않다. 포칼 유토피아와 비교한다면 확실히 어두운 음색으로 느껴지겠으나, 고음이 깎여서 어둡다는 뜻이 아니다. 양으로 따진다면 고음이 강조된 편이며 어쩌면 이 정도가 무색무취 아닌가 생각할 정도로 정직(?)하고 명확한 인상을 주는 고음이다.

3) 플래너 마그네틱 헤드폰은 고음과 저음의 강조가 적은 편이므로 다이내믹 헤드폰에 비해 소리가 심심하다고 여길 수 있다. 그런데 오딘은 확실히 예외로 두어야겠다. 고음과 저음을 많이 강조하지 않았으며, 그보다는 플랫하다고 결론을 내려도 될 정도인데 오로지 '소리의 힘'으로 아찔한 스릴을 안겨준다. 이것은 과장이 아니다. 휘몰아치는 느낌의 음악을 들으면 오딘은 그 휘몰아침의 속도를 몇 배로 가속한다.


“스테레오 개념의 헤드폰인데 좌우로 넓게 펼쳐지는 공간을 형성한다. 깨끗한 음 초점도 인상적인데, 저음이 아래쪽으로 깔리고 고.중음이 머리 높이와 수평을 이룬다.”

라우드 스피커의 공간감이 적용된 헤드폰은 아닌 듯 하다. 기본적으로 음상이 머리 속에 맺히는 스테레오 헤드폰의 룰을 따르고 있다. 그런데 얕은 깊이의 파이프 모양으로 설계된 우드 하우징이 좌우로 넓게 펼쳐지는 공간감을 형성한다. 저음이 아래로 깔리고 고.중음이 머리와 수평을 이루는 구조의 초점도 정확한 공간 인식에 한 몫을 한다. 고.중.저음의 훌륭한 균형과 고해상도 못지 않게, 정확하고도 더 넓게 형성되는 공간의 묘사가 스튜디오 작업에도 잘 맞겠다. 스튜디오 모니터링 헤드폰으로는 엄청난 예산 초과가 되겠지만 평생 쓸 기어(Gear)로 본다면 결코 과소비가 아니다.


오딘은 미니 XLR 커넥터의 케이블을 사용한다. 보유 중인 오디지 LCD-2와 호환이 되므로 케이블을 교체하며 감상해봤다. 어떻게 플래너 마그네틱 드라이버에서 이렇게 다른 성향의 소리를 낼 수 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오딘에 LCD-2의 기본 케이블을 끼우고, LCD-2에 오딘의 케이블을 끼워서 들어보기도 했다. 그 결과 두 가지를 짐작하게 됐다.

첫째는 오딘의 기본 케이블이 원래부터 모든 음역의 해상도를 향상시켜주며 특히 고.중음을 선명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소리를 가리는 막을 걷어낸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케이블이 큰 영향을 준다. 둘째는 오딘의 드라이버가 원래 높은 해상도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오디지 LCD-2는 물론 젠하이저 HD800도 오딘보다 소리가 흐리다고 느껴질 정도로 큰 차이를 보였다. 단! 한 가지 중요한 점을 강조하고 싶다. 오디지 LCD 시리즈는 오디지에서 추구하는 사운드 캐릭터 - 밝지 않은 고음, 풍성한 중음, 스피커 느낌을 내는 웅장한 저음에 맞춰서 만들어진다. HD800은 HD800을 개발한 젠하이저 엔지니어의 생각 - 최대한 플랫한 소리, 강조되지 않은 저음, 샤프한 고음 등의 특징에 맞춰서 만들어진 헤드폰이다. 소리의 해상도 만으로 헤드폰을 결정하지는 말라는 뜻이다.


다만... 비싼 헤드폰은 괜히 비싼 것이 아니라는 사실(Fact)은 피할 수가 없다. 헤드폰에 매우 깊이 빠진 사람이 아니라면 1그램도 공감할 수 없겠으나, 300만원대의 오딘은 성능 측면에서 제 값을 한다고 생각한다. 이 헤드폰의 경쟁자는 100~200만원대 헤드폰이 아니라 500만원대 헤드폰인 듯 하다. 어디까지나 100~500만원대 헤드폰 다수의 소리를 모두 장시간 감상하고 글을 쓴 사람의 입장에서 내는 의견이니 참조만 해두시라. 그리고 1,000만원 이상의 DAC나 헤드폰 앰프를 연결하지는 않았으니 오딘의 모든 잠재력을 관측하지는 못한 셈이다. 본인의 생각으로는 80% 정도만 체감한 것으로 보인다.

“오딘의 플래너 마그네틱 드라이버와 기본 케이블이 모두 높은 해상도를 이끌어낸다. 둘의 상호 작용이 상당히 중요하므로 케이블 교체는 되도록 하지 않기를 권한다.”

그러면 다시 고음, 중음, 저음으로 분류하여 오딘의 특성을 정리해보자.

오딘은 고음이 굵고 선명하다. 무엇보다 해상도가 매우 높다. 밝거나 화려하지 않은데 귀가 시원해진다. 고음 강조가 있으면 밝은 음색이다 - 이런 식으로 생각한다면 적어도 오디지 LCD 시리즈보다는 밝은 고음의 헤드폰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여성 보컬의 비음에 간드러짐을 추가하지도 않고, 드럼의 하이햇 소리가 어색한 색깔을 보이지도 않는다. 둘 다 그저 시원하게 들린다. 중저음의 영향을 조금도 받지 않으며, 그저 순수해서 숨이 트이는 듯한 맛의 고음이다.

중음의 밀도가 매우 높으며 선도 매우 굵다. 귀에 가까우며 고막으로 파고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뚜렷하다. 그런데 또 은근히 감성적인 면모도 있어서 바이올린 연주자로 치면 하이페츠보다는 오이스트라흐 같다. 피아노 음도 기교를 배제한채 최대한 정확하고 맑게 울려준다. 그리고 가장 뇌리에 각인되는 경험이 있는데, 기타의 소리다. 어쿠스틱 기타와 일렉 기타 모두 현의 울림이 대단히 깨끗하며 아주 굵고 가깝게 들린다. 현의 재질을 눈으로 보고 손가락 끝으로 짚어보는 느낌이라고 하겠다. 이 점은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 모두에서도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경험이다. 각자 다른 음역을 다루는 현악기들이지만 오딘을 거치면 하나같이 현의 지름이 굵게 되며 음색적 왜곡 없이 단단하고 꽉 들어찬 감촉을 낸다. 현악기 소리만 본다면 이 헤드폰은 바이닐 레코드와 진공관 앰프로만 구성된 아날로그 오디오 그 자체와도 같다고 본다. 현의 떨림 만으로 청각이 쿵쾅거리는 힘을 지니고 있다.


“고음이 밝거나 화려하지 않은데 듣고 있으면 귀가 시원해진다. 순수해서 숨이 트이는 듯한 고음이다. 중음의 밀도가 매우 높고 선이 굵다. 모든 종류의 현악기 소리에서 현의 지름을 굵게 만들며 음색적 왜곡 없이 단단하고 꽉 채워진 인상을 준다.”

이 헤드폰의 호불호를 결정하는 것은 홈 오디오와 스튜디오 모니터링을 모두 커버하기 위해 조율된 저음이라고 예상한다. 쉽게 말해서, 오딘은 저음형 헤드폰이 아니다. 홈 오디오 용도의 다이내믹 드라이버 헤드폰에서 나오는 크게 부풀어오른 저음을 선호한다면 오딘의 저음은 자로 잰 듯 절제된 느낌을 줄 것이다. 오디지 LCD 시리즈나 어비스 AB-1266보다도 오딘의 저음은 짧게 끊어서 치는 타격을 지향하고 있다. 그런데 막상 스튜디오 용도의 오디오 테크니카 ATH-M70x와 비교 청취를 해보면 오딘이 더욱 깊은 저음 영역을 전달한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M70x는 약간의 저음 강조가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딘의 저음이 더 굵고 튼실하게 느껴졌다. 청취자가 인지할 정도로 저음을 강조하지는 않았으나, 손실 없는 초저음의 재생과 저음의 든든한 타격으로 어떤 ‘힘’을 표현한다.

“강력한 저음 파워를 지니고 있으나 양이 많은 저음은 아니다. 포근하고 느릿한 저음도 아니다. 빠른 응답 속도와 함께 짧게 끊어서 치는 타격을 제공한다. 손실 없는 초저음의 재생과 든든함이 있다.”


본인이 감상문을 쓰면서 계속 놀라는 점은, 이렇게 오딘의 소리를 묘사하면서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독창적 요소’가 있다는 것이다. 원음 재생을 추구하는 하이엔드 헤드폰이라는 점에서는 다른 제품들과 그 목적이 같은데 뭔가 다르다. 헤드폰이 무슨 ‘고성능 추출기’ 같아서, 음악 속에 깊이 배어 있기에 도저히 뽑아낼 수 없었던 희귀한 수액을 쭉 뽑아내는 듯 하다. 그렇다. 이제 알겠다. 오딘은 소리를 왜곡 없이 전달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소리 속에 숨겨져 있던 음악가들의 생각과 마음을 뽑아낸다. 지금까지 접했던 초고가 헤드폰들이 소리를 들여다보는 돋보기나 현미경이었다면, 오딘은 소리를 꿰뚫어 보면서 다른 생각을 제시한다. 이러한 면모가 무조건 좋다는 뜻은 아니다. 이 헤드폰은 음악과 청취자 사이에서 사라지는 용도가 아니기 때문이다. 경험하는 사람에 따라서 높은 해상도와 왜곡 없는 음색으로 오딘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본인이 경험해본 오딘의 소리는 음악 속의 숨겨진 메시지를 드러내는 특수 장치처럼 존재하고 있었다.

“오딘은 소리를 꿰뚫어 보면서 다른 생각을 제시한다. 돋보기나 현미경이 아니라, 음악 속의 숨겨진 메시지를 드러내는 특수 장치와도 같다.”


호불호를 나누는 요소가 또 있다. 소리에서 부드러움이나 편안함을 느낄 수가 없다. 딱딱하다고 해도 될 정도로 짧게 끊어서 치는 저음, 매우 직선적이며 고막에 파고들 정도로 굵은 고.중음 때문에 상당히 긴장하며 듣게 된다. 오늘은 음악을 들으며 그 소리를 완전히 분석하고 작곡가와 연주자들의 속내까지 다 읽어버리겠다며 으르렁거릴 때 선택하는 헤드폰이다. 음악 장르는 모두 어울린다고 한 줄로 결론 내려도 되겠다. 다만, 부드러움과 편안함이 요구되는 음악에서도 너무 옹골찬 소리가 될 수 있다. 클래식 악곡을 듣더라도 밝고 화려한 분위기를 선호한다면 오딘은 배려심이나 눈치라고는 눈꼽 만큼도 없는데 실력만 굉장한 늙은 지휘자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리고 다시 말하건대 이 제품은 저음이 둥둥거리지 않는다. 강력한 타격과 힘을 지녔지만 정확히 재단된 규격 안에서 동작하는 저음이다.

“고성능의 플랫 사운드에 스릴까지 더한 소리라서 모든 음악 장르에 어울린다고 해도 좋다. 그러나 부드러움이나 편안함을 기대하지는 말자. 오딘은 배려심이나 눈치 같은 것은 없지만 엄청난 실력을 지닌 늙은 지휘자 같다. 어떤 음악이든 이 마에스트로에게 맡긴다면 의심과 불안을 완전히 버릴 수 있다.”

지민국(luric@buyking.com)
상품전문 미디어, 바이킹 보도자료/기사제보(news@buyking.com)

 
바이킹 안내 기업 서비스 책임의 한계
 
Copyright(c) 1999-2009 DECA Communications,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