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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리뷰
온쿄(Onkyo) W800BT
케이블을 완전히 제거한 상태의 고품질 오디오 감상

2016년 08월 25일


'완전 무선 이어폰'의 시기가 왔다

‘무선 이어폰’이라는 단어의 뜻을 생각해봅시다. 일단 스마트폰 덕분에 필수 품목이 된 블루투스 이어폰이 무선 이어폰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음성 통화를 위한 모노 이어셋이 아니라면 스테레오 블루투스 이어폰들은 좌우 채널을 연결하는 케이블이 있어야 합니다. 어떤 제품은 넥밴드 디자인을 통해 배터리와 진동 모터 (휴대폰의 알림을 전달)를 탑재하며, 음악 감상 전용의 블루투스 이어폰은 기존 커널형 이어폰과 같은 형태를 지니되 좌우만 하나의 케이블로 연결합니다. 사실 이 정도만 되어도 1.2미터가 넘는 케이블을 붙여놓은 유선 이어폰보다는 사용이 훨씬 편리합니다. 통신 규격으로 사용되던 블루투스이기에 음질에 대한 불만도 있었으나, 몇 년 전부터 고품질의 드라이버와 훌륭한 사운드 튜닝이 적용되면서 '듣기 좋은 소리'가 되는 중입니다. 소리와 디자인이 좋은 블루투스 이어폰은 그만큼 가격도 높아지는 중이고요.


그러나 진정한 무선 이어폰의 역사는 매우 짧습니다. 블루투스 이어폰인데 좌우 채널을 연결하는 케이블조차 없는 제품 말입니다. 스테레오 블루투스 이어폰은 한 쪽 유닛에서 스마트폰과 블루투스 교신을 하고 음악 신호를 만들어 좌우 채널로 재생하게 됩니다. 그런데 완전 무선 이어폰은 스마트폰과 교신하는 동시에 좌측 채널과 우측 채널에서도 블루투스 교신을 해야 합니다. 그러니 배터리 소모량이 늘어나게 되고 제품 설계에서도 신경 쓸 것이 더 많아집니다. 또한 제품이 대중화되는 타이밍도 중요합니다. '완전 무선의 스테레오 블루투스 이어폰'은 출시된 제품이 몇 개 밖에 안 될 정도로 초창기 단계에 있습니다. 저는 금방 늘어날 것이라 예상하지만 지금 완전 무선 이어폰을 구입한다면 얼리어답터로서 산뜻한 재미를 경험하며 자랑질(-_-)도 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의 제 생각을 말한다면, 완전 무선 이어폰은 기본적으로 스마트폰의 어시스턴트 컨셉이 된다고 봅니다. 기술의 발전을 통해 배터리 사용 시간을 늘릴 수 있다면 케이블이 아예 없는 완전 무선 이어폰은 생각보다 쓸모가 많습니다. 음악 감상 외에도 피트니스 관련 기능과 모바일 앱의 알림 기능, 그리고 장기적으로 볼 때 인공지능의 보이스 어시스턴트로도 사용될 수 있거든요. (*Voice Assistant : 음성으로 입력 받고 음성으로 답하는 인공지능 비서) 하지만 오늘 소개할 제품은 다른 컨셉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제조사가 오디오 기업이며 좋은 소리를 최우선으로 두기 때문입니다.


일본 온쿄(Onkyo)의 완전 무선 이어폰 W800BT는 좌우 채널의 케이블까지 제거한 스테레오 블루투스 이어폰이며 오디오 감상 만을 위해 만들어진 제품입니다. 음성 통화도 되지만 그보다는 '가장 편리한 방식으로 좋은 소리를 듣는다'는 목적에 적합하다고 봅니다. 예전에 소개했던 블루투스 및 유선 겸용 헤드폰 H500BT가 소리와 사용 편의에서 저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고 지금까지도 생활용 헤드폰으로 계속 사용 중인데요. W800BT 또한 온쿄의 음색과 높은 해상도를 제공합니다. 단, 케이블이 아예 없다는 점이 다릅니다.

이 시점에서 여러분 중 일부는 '바로 하나 사야겠네?'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이어폰의 케이블에서 멋을 느끼는 사람은 케이블 선재를 매우 비싼 것으로 사용하는 99.99999% 순도의 오디오 애호가들 밖에 없을 겁니다. 이어폰 헤드폰의 케이블은 '인생의 불편함 리스트'에서 최상위에 해당하는 녀석입니다. 이어폰을 생활 속에서 자주 사용 중이라면 케이블은 제발 좀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저주의 마법진이라도 그리고 싶을 정도의 존재란 말입니다. 저도 오디오 애호가이고 예쁜 케이블을 보면 심장 쫄깃해지는 사람이지만 무선의 편리함은 정말 굉장한 것입니다. 한 번 경험해보면 중독될 정도로 편리합니다. 그러나! 좌우 채널의 케이블까지 완전히 없애버린 무선 이어폰은 아직까지 몇 가지 단점을 갖고 있습니다. 많이 해결됐지만 아예 사라지지는 않았다는 뜻입니다.

첫째, 좌우 채널이 균형이 맞지 않거나 한 쪽이 끊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파 방해가 있는 지역에서는 사용을 중단해야 합니다.

둘째, 배터리 사용 시간이 짧습니다. 현재 출시된 제품 몇 개는 1.5~2시간에 불과합니다.

셋째, 한 쪽만 분실하는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보조 배터리를 겸하는 전용 캐링 케이스가 있습니다. 그러니 가격도 올라갑니다.

온쿄 W800BT는 위의 세 가지 단점 중에서 하나는 보완이 된 제품입니다. 배터리 사용 시간이 3시간이거든요. 케이블이 있는 블루투스 이어폰들보다는 짧은 편이지만 완전 무선 이어폰 중에서는 긴 사용 시간입니다. 그러나 전파 방해가 있는 곳에서 듣거나 애플 기기(특히 아이폰 SE)와 함께 쓸 때는 좌측 채널이 끊어지기도 합니다. 분실 위험은 전용 캐링 케이스를 사용해서 줄일 수 있지만 어쨌든 케이스를 함께 휴대해야 하니 불편함이 있습니다. 이러한 사항을 잘 검토해본 후 구매를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이 쯤에서 한 가지 추천을 한다면 W800BT는 소리가 좋습니다. 저의 주관적 기준이라고 해도 수많은 블루투스 이어폰을 사용해본 경험으로는 이만큼 소리 좋은 제품도 드물다고 봅니다. 원래 비싼 물건이고 국내 수입 가격도 만만치 않습니다만, 완전 무선이면서 오디오 감상을 지향하는 블루투스 이어폰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제품 디자인과 사용 경험



W800BT의 패키지 박스 속에는 전용 캐링 케이스에 담긴 무선 이어폰 1조와 대.중.소 사이즈의 이어팁 3쌍이 들어 있습니다. 먼저 캐링 케이스를 살펴봅시다. 튼튼한 디자인보다는 보기에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지향하는 케이스입니다. 상단이 반투명 아크릴 소재라서 내부의 이어폰과 충전 상태 표시 LED를 볼 수 있고, 내부에 W800BT를 충전해주는 보조 배터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케이스의 배터리를 충전할 때는 테두리로 감아놓은 빨강색 USB 케이블을 풀어서 PC의 USB 포트에 연결하면 됩니다. 자석이 아니라 직접 전기를 넣어주는 1핀 커넥터로 이어폰을 끼우게 되어 있는데요. 몇 번 해보시면 적응이 될 것입니다. 또한, 이 커넥터가 이어폰 본체를 단단히 잡아주므로 케이스 안에서 빠지는 경우가 없습니다.



이어폰을 케이스에 수납하면 흰색 LED가 켜지는데, 총 5개의 LED 중에서 왼쪽의 1개는 충전 중임을 표시하며(충전 완료되면 꺼짐) 나머지 4개는 케이스의 배터리 잔량을 알려줍니다. (LED 1개당 25%) 케이스 앞쪽의 버튼을 누르면 즉시 LED가 켜지므로 언제나 케이스의 배터리 잔량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W800BT의 본체를 꺼내어 손에 들어보면 이 때부터 뭔가 체감이 되기 시작합니다. '진짜로 케이블 없는 이어폰이구나~'하고 현실(?)에 눈을 뜨게 되는 겁니다. 사실 저는 완전 무선 이어폰을 몇 년 전에 써본 적이 있습니다. 젠하이저 MX-W1이라는 제품인데 국내 출시 가격이 60만원 정도였으며 전용 동글을 뮤직 플레이어의 헤드폰 포트에 끼우는 방식이었습니다. (블루투스가 아닌 2.1 GHz 전파 규격 사용) 좌우 채널의 케이블이 없는 완전 무선 이어폰이었고 소리도 좋았지만 휴대용 헤드폰 앰프 크기의 동글을 폰에 묶고 다녀야 했지요. 그리고 이제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블루투스를 사용해서 이어폰 본체 두 개만 지니면 되는 시대가 왔습니다.



W800BT 좌우 유닛을 손에 들고 귀에 끼워봅니다. 케이블이 없습니다. 아래로 늘어뜨리는 케이블도 없고, 목 뒤로 걸치는 케이블도 없습니다. 처음에는 굉장히 낯선 경험입니다. 그리고 불과 몇 분 후부터 가장 좋은 경험이 됩니다. 행동의 제약이 없기 때문입니다. 완벽한 자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고개를 좌우로 돌리는데 걸리는 게 없어요. 음악을 들으면서 밥 먹고 양치질해도 됩니다. 이어폰을 착용한 상태에서 티셔츠를 입고 벗을 수도 있고, 온몸을 격하게 움직이는 운동을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사용 방법도 간단합니다. 케이스에 넣어두면 자동 충전이 되니까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그냥 꺼내서 전원을 켜고 음악을 듣기 시작하면 됩니다. 단, W800BT는 좌우가 분리되어 있음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전원을 켤 때는 좌우 유닛을 양 손에 들고 온쿄 로고가 있는 검은색 부분을 꾹 눌러줍니다. 이게 전원 버튼이거든요. 약간 길게 누르고 있으면 신호음이 들릴 것입니다. 좌우 동시에 켜줄 필요는 없으니 참조하시고, 자동 페어링이라서 별도의 세팅은 없어도 됩니다.



이어폰 본체의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릴 듯 합니다. 다이내믹 드라이버가 들어있는 부분은 하우징의 앞쪽 작은 공간이고, 나머지의 커다란 공간 속에 회로와 배터리가 들어 있습니다. 긴 사용 시간을 위해 더 큰 배터리를 담지 않았나 예상합니다. 여러 겹의 배럴 같은 모양새이며 귀에 넣는 부분만 커널형 이어폰의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오른쪽 유닛의 테두리에는 빨강색 띠가 있어서 쉽게 알아볼 수 있고요. 커다란 온쿄 로고와 은색 금속 장식이 오디오 기기라는 인상을 줍니다.


이런 물건이 귀에 잘 고정될 수 있는 이유는 작은 이어쿠션에 있습니다. 처음에는 착용이 쉽지 않을 텐데, 그냥 귀에 꽂으면 끝나는 게 아니라 귓바퀴를 위쪽으로 잡아당기면서 밀어넣어야 합니다. 그 후 이어폰 하우징을 뒤쪽으로 돌려줍니다. 이렇게 해서 이어쿠션이 귓바퀴 속으로 깊이 들어가도록 맞추면 노즐의 이어팁이 외이도 속으로 깊이 들어가게 됩니다.


이 착용법은 W800BT의 사용 경험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이어쿠션이 귓바퀴를 지지하고 있어야 단단히 착용되어서 온갖 움직임에도 잘 고정되고, 소음 차단 효과가 비약적으로 증가하며, 무엇보다 소리의 품질이 좋아집니다. 다만 이어쿠션이 생각보다 딱딱한 소재라서 장기간 착용하기에는 부담이 됩니다. 너무 오래 듣지 말고 1시간씩 끊어서 듣기를 권합니다. 착용하고 있을 때는 별다른 느낌이 없으나 이어쿠션을 귀에서 빼낼 때 아흥~스러운 통증이 있습니다. 이어폰 본체의 무게는 상당히 가볍습니다. (7.5g)

'가볍고 작은 것을 양쪽 귀에 단단히 끼우고 있다' - W800BT의 착용감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습니다.


사용 방법과 연결성의 체크

W800BT는 55mAh 배터리를 내장했으며 1회 충전으로 3시간 정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완전 무선 이어폰, 삼성 기어 아이콘 X는 스트리밍 재생 시간이 1.5시간에 불과하므로 상당히 긴 사용 시간이라 하겠습니다. 캐링 케이스에는 900mAh 용량의 배터리가 있어서 W800BT를 5회까지 충전할 수 있습니다. 제품 분실을 방지하기 위해서 반드시 캐링 케이스를 휴대해야 하므로 실제 사용 기간은 총 15시간 정도인 셈입니다. 그러나 편의 기능을 보면 기어 아이콘 X가 모든 면에서 앞섭니다. 글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온쿄 W800BT는 오디오 품질에 최선을 다한 완전 무선 이어폰이며, 기어 아이콘 X는 다양한 기능과 내장 메모리의 음악 재생까지 포함하는 제품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W800BT의 존재 목적은 스마트폰과 더불어 블루투스 지원의 고해상도 재생기(DAP)와 연결해서 무선의 고품질 오디오를 감상하는 것입니다. 완전 무선 상태에서 소리의 품질과 음색, 그리고 음악적 재해석의 여부까지 챙기겠다면 편의 기능은 최소한으로만 챙겨도 된다는 겁니다.


그러면 그 최소한이라는 편의 기능을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W800BT는 멀티 포인트 기능(동시에 두 대 연결 유지)이 없으며 최대 4대까지 기기 연결 정보를 저장합니다. 그나마 기기 간 연결 전환은 빠른 편이군요. 둘째, 음성 통화를 할 수 있습니다. 블루투스 버전이 4.1이며 블루투스 모노 헤드셋으로서 프로파일 HSP, HFP 지원이므로 우측 채널에서만 목소리가 들리게 됩니다. 통화용 마이크도 우측 유닛 하단에 배치됐습니다. 셋째, 우측 유닛의 버튼으로 전화 받기와 끊기, 수신 거부가 가능합니다. 우측 버튼을 짧게 누르면 전화를 받고 끊으며 착신이 왔을 때 길게 누르면 거절이 됩니다. 여기까지입니다. 음악 재생 관련의 리모트 기능은 없습니다.


또 하나 짚고 넘어갈 점은 W800BT가 다른 뜻에서 음악 감상 전용이라는 사실입니다. 비디오 재생이나 게임 플레이 중에는 소리의 싱크가 맞지 않습니다. 0.1초 정도 딜레이가 생기는데요. (유튜브 감상은 할 수 있으나 사람 입 모양과 목소리가 맞지 않음) 이것은 온쿄 홈페이지의 FAQ에도 표기된 사항으로, 케이블이 없는 좌우 채널의 교신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블루투스 연결성은 제가 사용하는 기기마다 다르게 나왔습니다. 어떤 기기든 확실하게 연결되며 좌우 채널 끊어짐이 없는 완전 무선 이어폰 - 이것은 아직까지는 꿈 같은 사항입니다.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점은 W800BT가 완전 무선 이어폰치고는 좌우 채널의 균형이 잘 맞는 편이며, 안드로이드 OS의 기기와 연결이 잘 된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애플 기기들은 대체로 연결이 좋지 않았으며 안드로이드 OS 기기도 전파 방해가 많은 곳에서는 끊어짐이 있었습니다. 모든 기기를 다 연결해볼 수는 없지만 그래도 제가 연결해본 제품들의 목록과 결과는 보고를 하겠습니다.

*W800BT와 애플 기기 연결
아이폰 SE : 실내, 실외에서 모두 좌측 채널이 끊어지는 현상으로 음악 감상이 어려움.
아이패드 프로 9.7인치 : 전파 방해가 있는 지역에서만 끊어짐 발생하며 실내에서는 문제 없음.
아이팟 터치 6세대 : 실내, 실외에서 모두 문제 없음.
애플워치 : 실내, 실외에서 모두 문제 없음.

*W800BT와 안드로이드 기기 연결
소니 엑스페리아 C3 : 실내, 실외에서 모두 문제 없으며 가장 안정적인 연결로 만족감을 주었음.
아스텔앤컨 AK70 : 실내 감상은 문제 없으나 실외에서는 자주 끊어짐.

제품을 18일 동안 사용해보면서 이런 결과가 나왔는데요. 전파 방해가 있는 지역이나 지하철 역 및 차량 안에서도 W800BT의 끊어짐이 없는 기기는 엑스페리아 C3였습니다. W800BT는 소리 품질이 좋아서 진지한 음악 감상에 주로 사용되므로 음악 재생 앱을 설치한 스마트폰이나 고해상도 재생기와 연결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스마트폰은 되도록 안드로이드 OS의 제품을 선택하시고, 고해상도 재생기와 블루투스 연결을 한다면 실내 감상을 권하겠습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제가 사용 중인 기기를 기준으로 권하는 내용이며 제대로 된 검증이 아님을 밝혀둡니다.


SOUND


*연결하는 기기마다 음색 차이가 있다

다양한 기기들과 W800BT를 연결해보면서 느낀 점이 있습니다. 이 제품은 블루투스 오디오 코덱으로 일반적인 SBC 코덱을 쓰기 때문에 AAC, apt-X 코덱으로 인한 음색 차이가 나올 수 없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감상을 해보면 기기마다 음색 차이가 꽤 나오는 편입니다. 해상도는 거의 동일한데 애플 기기와 연결하면 약간 가볍고 밝은 느낌이 들고, 온쿄 HF 플레이어 앱으로 감상하는 엑스페리아 C3에서는 고음이 줄어들면서 소리의 밀도가 높아지고 저음이 더욱 강력해졌습니다. AK70은 블루투스 기능을 옵션 정도로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W800BT의 고.중.저음이 가장 잘 맞으며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었습니다. 이처럼 블루투스 지원 기기마다 다른 음색이 들려오니 지금부터 작성할 소리 감상문의 내용이 여러분의 직접 청취 결과와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블루투스 지원하는 고해상도 재생기의 무선 이어폰으로 적합

블루투스 이어폰의 소리를 다루면서 고해상도 재생기를 연결하는 이유가 또 하나 있습니다. 온쿄 W800BT는 블루투스 이어폰으로는 상당한 고가 제품이며 다른 편의 기능 대신 더 긴 재생 시간과 높은 소리 품질을 지향합니다. 스마트폰에서 192~256kbps 정도의 MP3 파일을 들어도 좋지만 W800BT가 진면목을 발휘하는 환경은 CD 해상도의 WAV, FLAC 파일을 재생할 때라고 봅니다. 또한 고해상도 재생기를 통해 고해상도 파일을 CD 해상도로 변환하며 감상하면 더욱 좋은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AK70을 주로 사용하게 됐습니다.

*주의 : 스마트폰과 W800BT를 연결할 때는 볼륨을 30~40%로 맞추면 되지만 AK70과 연결할 때는 총 150 단계 중에서 10 미만으로 낮춰야 합니다. 첫 페어링 후 음악을 듣기 전에 반드시 볼륨부터 낮추세요! 그 다음 페어링부터는 볼륨 세팅이 기억됩니다.


블루투스 이어폰의 소리가 계속 좋아지고 있지만 사람들의 음질에 대한 인식을 뛰어넘기는 힘듭니다. 특히 라우드 스피커로 하이파이 오디오 감상하는 분들은 블루투스라는 단어 자체를 회피하는 듯 합니다. 블루투스 이어폰 헤드폰의 음 해상도는 계속 향상되고 있으나 대략 두 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됩니다. 첫째는 음의 밀도입니다. 블루투스 사운드는 음의 밀도가 낮아서 소리가 흩어지거나 산만하다고 느끼기 쉽습니다.(라고 여겨지는 중) 고운 모래와 굵은 모래의 차이라고 할까요. 둘째는 음의 자연스러움입니다. 선명한 소리이긴 한데 어딘가 인공적인 느낌을 줍니다.(라고 많이들 평가하는 중) 사실 이 점은 이론적으로도 뒷받침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apt-X 코덱이 블루투스 기기 제조사에게 로열티를 요구할 수 있는 이유는 지원 해상도가 더 높으며 특히 13kHz 이상의 초고음 영역에서 왜곡이 적기 때문입니다. 물론 블루투스 기기 제조사 쪽에서 사운드 튜닝을 잘 해야 apt-X 코덱의 차이를 이용할 수 있지만, SBC 코덱은 근본적으로 고음 왜곡 속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직접 다양한 블루투스 이어폰의 소리를 오랫동안 들어보고 감상문을 작성해보니 ‘현실’의 장면은 많이 달랐습니다. MP3 플레이어의 소리가 휴대용 CD 플레이어보다 좋아졌던 시점을 기억하시는지요? 손실압축 방식이라서 뭘 어떻게 해도 CD보다 소리가 좋을 수 없다고 여겨졌던 MP3인데, 사람들이 많이 쓰고 요구를 하니까 제조사들이 신경 써서 만들기 시작했고 이후에는 MP3 플레이어의 소리가 더 좋게 들릴 정도까지 진화했습니다. 블루투스 이어폰도 비슷합니다. 블루투스의 버전은 음악의 소리 품질과는 관계가 없다는 것이 정설이며 apt-X 코덱을 쓰지 않고 SBC 코덱만 사용해도 사운드 튜닝으로 듣기 좋은 소리를 만들 수 있음을 깨닫는 중입니다.


*블루투스 이어폰 헤드폰은 액티브 스피커(Active Speaker)

또 다른 특징은 블루투스 이어폰이 기본적으로 ‘액티브 스피커’라는 사실입니다. 재생기와 페어링이 되면 블루투스 이어폰 속에 있는 DSP 쪽에서 오디오 시그널을 처리하고 내장 앰프로 드라이버를 구동합니다. 그래서 블루투스 이어폰을 음악 감상용으로 만들 때에는 제작자가 자신이 의도하는대로 앰프와 드라이버를 조율할 수 있습니다. 유선 이어폰을 사용할 때 더 좋은 소리를 듣기 위해 DAC가 내장된 휴대용 헤드폰 앰프를 연결하는데 블루투스 이어폰은 그 모든 것이 이어폰에 내장됐다고 봐도 됩니다.

*소리의 품질과 조율 모두에서 놀라게 된다

W800BT의 소리가 같은 가격대의 유선 이어폰보다 좋다고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여러 면에서 이 물건은 저의 귀를 놀라게 했습니다. W800BT는 완전 무선 이어폰입니다. 재생기로부터 음악 신호를 받은 후 우측 유닛에서 좌측 유닛으로 한 번 더 전송해야 합니다. (완전 무선 이어폰 중에 좌측과 우측 유닛을 따로 페어링하는 것도 있는데 W800BT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우 채널의 밸런스가 잘 맞는 편이며 음의 해상도가 높습니다. 그리고 웅장한 저음과 약간 밝고 화려하게 튜닝된 고음이 고품질의 다이내믹 드라이버와 잘 조율된 앰프를 통해서 만들어집니다. 소리의 밀도가 높으며 자연스러움 측면에서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가 됩니다. 그래서 스마트폰에서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를 듣는 것 외에도 고해상도 재생기와 블루투스 연결로 진지한 오디오 감상을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 블루투스 이어폰의 기준에서는 하이엔드 사운드이고, 매우 까다로운 오디오 애호가의 기준에서는 ‘이 정도면 블루투스도 들을 만하다’의 소리라고 하겠습니다.


*기기 간 음색 차이를 음악 장르 매치업으로 응용해보자

앞서 안드로이드 기기나 AK70을 연결했을 때 W800BT의 소리가 더 좋다고 했으나, 음의 분리도와 환하고 경쾌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애플 기기가 더욱 좋을 것입니다. 아이폰 SE는 끊어짐 때문에 쓰기가 어려웠고, 주로 아이팟 터치 6세대를 사용해서 애플 뮤직을 감상했는데요. 약간 인공적인 음색이 되지만 음악 장르에 따라서 좋은 매치업이 되겠습니다. 소리의 밀도와 자연스러움에서는 엑스페리아 C3와 AK70이 더 좋게 느껴졌으며 아이팟 터치 6세대는 깨끗하고 섬세한 인상이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기기와 연결하면 음색이 덜 밝고 차분하며 저음이 더욱 웅장해지더군요. 그래서 재즈, 클래식 악곡을 감상할 때는 안드로이드 기기를 쓰고 일렉트로니카, 팝, 알앤비 등을 감상할 때는 아이팟 터치를 썼습니다. W800BT의 기기 간 음색 차이를 이렇게 응용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고품질의 다이내믹 드라이버

이 제품의 소리는 플랫(Flat)이 아닙니다. 그러나 주파수 응답에서 뾰족하게 솟아오르거나 깊이 패인 부분이 없도록 정밀하게 조정한 인상을 줍니다. 짐작컨대 다이내믹 드라이버 자체가 품질이 좋은 듯 하며 고음과 저음 재생 범위가 더 넓게 느껴집니다. 만약 이 드라이버를 사용해서 유선 이어폰을 만든다면 아주 쉽게 고해상도 지원 제품이 나올 듯 합니다. 소스 쪽의 한계가 있으니 소리를 만드는 트랜스듀서 쪽을 ‘넘칠 정도의 고품질’로 보정해줘야 하겠지요? W800BT의 다이내믹 드라이버는 중음과 저음의 강조가 있으며 고음은 높은 영역 일부만 강조하고 낮은 영역을 줄여놓은 형태로 보입니다. 다이내믹 드라이버의 소리라기보다는 밸런스드 아머처와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혼합한 소리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요컨대 높은 해상도를 전달하되 음악 듣는 재미를 완만하게 더해놓은 소리라고 봅니다.


*어떤 음악이든 조금씩 예쁘게 만드는 고음

일본 오디오 제품답게 밝고 화려한 고음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온쿄의 이어폰 헤드폰이 지닌 기본 속성인 듯 한데요. 헤드폰 H500BT도 그랬지만 블루투스 스피커인 T3에서도 공통적으로 느껴졌던 특징입니다. 어떤 음악을 듣든 간에 조금씩 예뻐진다고 할까요. 또, SBC 코덱의 고음 왜곡이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W800BT에서는 그런 느낌이 거의 남아있지 않습니다. 자극적이지 않도록, 치찰음 강조가 적게 나오도록 다듬어진 고음인데, 애플 기기와 연결하면 섬세하고 시원한 느낌이 있으며 안드로이드 기기에 연결하면 선이 굵고 살짝 부드럽게 연마된 고음이 됩니다.

*잔향을 최소화한 현대적, 도시적 사운드

블루투스 이어폰들은 음의 잔재 또는 잔향이라고 할 수 있는 토탈 하모닉 디스토션(THD) 수치가 높게 나오는 편입니다. 그러나 W800BT는 아닌 듯 합니다. 고.중.저음 모두 THD가 낮은 듯 한데, 음의 잔재가 남지 않는 깔끔함이 있으며 소리가 흩어진다는 인상도 없습니다. 참고로 THD 수치가 낮다고 해서 모든 사람의 취향에 맞는 것은 아닙니다. 감정에 더욱 맞닿는 소리라고 한다면 잔향이 많아도 될 테니까요. 그런 면에서 W800BT는 소리의 잔향을 최소로 줄여서 현대적, 도시적인 느낌의 소리를 낸다고 하겠습니다. 또한 음악을 듣다보면 귀가 둥둥거릴 정도로 저음이 강조됐는데 그 탄력이 훌륭합니다. 커다란 고무 공이 통통 튀어오르는 듯한 느낌입니다. 소리가 전체적으로 정밀하다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음악 파일 중에서 최근 녹음됐으며 고품질의 마스터링을 거친 음반을 들어보면 블루투스 연결이라는 사실을 아예 잊을 정도였습니다. 44.1kHz로 변환되더라도 원본 품질이 좋으면 W800BT는 그 품질을 그대로 유지해줍니다.


*감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최소화된 화이트 노이즈

화이트 노이즈도 짚어봅시다. 블루투스 이어폰은 앰프가 내장된 액티브 스피커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앰프 때문에 어느 정도 화이트 노이즈가 생길 것입니다. 제가 들어본 W800BT의 화이트 노이즈는 매우 적은 수준이었습니다. 정말로 청각이 민감한 사람이 아니라면 느끼지 못할 정도라고 봅니다. 참고로 커널형 이어폰들은 그냥 귀에 끼우고 있어도 공기 움직임으로 인해 스으~하는 소리를 들려줍니다. 블루투스 이어폰의 화이트 노이즈를 파악하고 싶다면 전원을 끈 상태에서 착용하고 몇 분 정도 기다려보세요. 그 후 전원을 켰을 때 스으~하는 소리가 커진다면 그것이 해당 블루투스 이어폰의 화이트 노이즈 레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높은 탄력과 웅장함을 지닌 저음이 핵심

W800BT의 음악 감상이 즐거운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저음’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우징 구조와 베이스 포트 설계를 통해 확장된 공간을 묘사하는데 소음 차단도 잘 됩니다. (완전히 밀폐된 이어폰은 아님) 중요한 점은 음악 장르와 관계없이 웅장한 규모의 저음을 들려준다는 것입니다. 실외 감상을 고려해서 100Hz 주변을 알맞게 강조한 듯 하군요. 100Hz 아래의 초저음 재생력도 좋아서 깊게 울리는 저음으로 음악의 든든한 배경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일렉트로니카를 들을 때는 우웅- 우웅-하는 초저음이 템포에 맞춰 뚜렷하게 연결되는 감각을 받게 됩니다. 이것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저음 해상도가 매우 높다는 뜻입니다. 또, 저음이 아주 크게 울려도 고.중음 악기 소리가 가려지는 현상이 적어서(없지는 않음) 전체 해상도의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저음이 강조된 이어폰이므로 오케스트라 연주를 감상할 때는 저음 악기가 더 강하게 들려올 텐데, 악기 하나 하나의 디테일을 감지하기에는 불리하지만 오케스트라의 규모를 확대하고 연주 회장의 현장감을 전하는 것에는 유리합니다. 락에서는 베이스 드럼의 타격이 깊고 강력하게 전달되며 재즈에서는 더블 베이스의 퉁퉁거리는 저음을 생생하게 들려주었습니다. 제 기준에서 W800BT와 잘 어울리지 않는 음악 장르를 고른다면 저음 비중이 거의 없는 어쿠스틱 연주곡인 듯 합니다. 보컬이 포함된 곡은 사람 목소리가 조금 더 앞으로 나오면서 따뜻하고 부드러운 감촉이 되는데, 보컬이 없으며 고음과 높은 중음이 많은 연주곡에서는 뭔가 허전한 기분이 됩니다. 그만큼 W800BT의 저음이 만드는 음악 감상 효과(?)가 강하다는 뜻이겠지요.

지민국(luric@buyk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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