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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리뷰
귀 속에 형성되는 조용한 대화 공간, 플랜트로닉스 보이저 5200
4개의 마이크 탑재, 6중 바람 차단, 강력한 노이즈 캔슬링의 음성 통화용 이어셋

2016년 06월 14일



지하철 안이나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통화하는 모습을 관찰해보면 한 가지 공통적인 패턴이 나타난다. 짧은 업무용 통화는 스마트폰을 귀에 대고 말하지만, 가족이나 연인 간의 긴 통화는 스마트폰의 번들 이어폰에 달린 마이크로 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마이크들의 성능이 썩 좋지는 않다는 점이다. 주변이 비교적 조용하다면 음성 통화를 할 수 있지만, 주변이 소란스러울 때는 내 목소리가 상대방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어폰의 마이크 부분을 손에 쥐고 말하거나, 마이크가 달린 리모컨을 아예 입에 물고 통화하는 사람도 있다.


잠시 생각해보자. 비즈니스맨들은 음성 통화에 최적화된 블루투스 모노 이어셋을 사용한다. 한 쪽 귀에 착용하는 그 이어셋이다. 젊은 층에서는 이런 제품을 너무 어른스럽다는 이유로 기피하는 면이 있는데, 막상 사용을 해보면 긴 시간의 음성 통화가 정말 편안하다. 또한 정해진 출퇴근 시간에 맞춰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항상 고객 또는 협력 업체와 교류해야 하는 전문가에게는 필수 품목이나 다름없다. 플랜트로닉스(Plantronics)가 업그레이드된 음성 통화 전문의 이어셋을 계속 만들어내는 이유도 그러하다. 중저가형 이어셋과는 확연히 등급을 달리하는 명확한 음성 전달 능력에 매끈한 디자인과 영리한 편의 기능을 더한다.

지금부터 살펴볼 플랜트로닉스의 고급형 블루투스 이어셋, ‘보이저(Voyager) 5200’은 주변 소음의 영향을 받지 않으며 뚜렷하게 서로의 목소리를 들으며 통화할 수 있게 해주는 제품이다. 음성 통화라는 본질을 최상급으로 제공하되, 내 얼굴 옆에 부착해도 멋이 나며 생활 속에서 매일 사용해도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면밀하게 설계됐다.



보이저 5200은 길쭉한 붐(Boom)을 지닌 음성 통화 전용의 블루투스 모노 이어셋이다. 일반적인 경우를 본다면 바쁘게 사는 전문가들이 하루 일과 동안 계속 착용하고 다니는 용도가 첫 번째다. 두 번째 경우는 역시 운전 중의 통화가 될 것이다. 물론 운전을 하는 동안에는 전화나 문자를 피해야겠지만 꼭 받아야 하는 전화가 온다면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써 블루투스 이어셋을 쓸 수 있다. (차량 내부 스피커를 쓰면 상대방의 목소리를 잘 들을 수 있지만 엔진 소음 때문에 내 목소리를 전달하기가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블루투스 이어셋은 너무 튀는 모습을 피해야 하며, 장시간의 착용에도 때가 타거나 변색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이 제품의 디자인은 올블랙 컬러를 지향하며, 귀에 닿는 부분은 매트한 질감의 소프트 실리콘을 쓰고 사용자의 손이 닿는 부분은 고급스러운 금속 소재로 만들어져 있다. 포인트 컬러는 음소거 버튼과 이어팁 안쪽 노즐에 들어간 빨강색이다. 속된 말로 ‘검빨’ 조합은 남녀 모두에게 쿨한 인상을 줄 수 있다. 또한 마이크 붐의 외곽에는 선명한 광택의 크롬 라인이 있어서 마치 고급 승용차 같은 느낌도 준다.


보이저 5200의 디자인은 외면적 멋 뿐만 아니라 오래 착용할 수 있는 인체 공학도 중시한다. 붐과 스피커 부분을 돌리면 평평하게 접을 수 있으며, 펼친 상태에서는 이어훅의 중앙 지점을 기준으로 앞뒤 무게가 균형을 이루게 된다. (확인해보고 싶다면 제품의 이어훅 부분에 손가락을 넣어서 수평으로 들어올려 보자.) 그래서 제품을 착용할 때는 귀에 살짝 걸치는 느낌이 되는데 이어셋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는다. 다만 보이저 5200은 스포츠용이 아니므로 머리를 강하게 흔드는 상황은 피하도록 하자. 또한 이어팁이 귀에 밀착될 필요가 없다. 이어팁이 귓바퀴 안쪽으로 들어오기만 해도 음성 통화를 명료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혹시 이어셋을 끼우고 거리를 걷다가 이슬비를 맞게 된다해도 걱정하지 말자. ‘P2i 나노 코팅’이 적용되어 있으므로 땀이나 약한 비는 견뎌낼 수 있다.



이 제품은 좌우를 바꾸는 구조 역시 잘 되어 있다. 마이크 붐과 이어훅 부분이 모두 회전하기 때문에 각각 원하는 방향으로 돌려주면 왼쪽 오른쪽 원하는대로 착용할 수 있다. 이 때 붐 안쪽에 있는 빨강색 버튼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이것은 스마트폰의 음성 어시스턴트와 음 소거 기능을 겸한다. 대기 상태에서는 길게 눌러스 아이폰 시리(Siri)나 구글 보이스(Google Voice) 등을 실행하며, 통화 상태에서는 음 소거 기능이 된다. 만약 이어셋을 오른쪽 귀에 착용한다면 빨강색 다기능 버튼이 위로 올라오고 왼쪽 귀로 착용하면 아래로 내려가게 되니 참조해두자.


통화 버튼은 마이크 붐의 뒤쪽 끝에 있다. 버튼이 검정색이라서 처음에는 찾기가 어렵지만 일단 사용을 시작해보면 누르기가 매우 쉬운 위치임을 깨닫게 된다. 보이저 5200은 음성 통화용이면서도 뮤직 스트리밍을 할 수 있으며, 한 쪽 귀로 듣는 것이지만 이어폰 속 드라이버 유닛의 품질이 좋아서 청각의 만족도가 높다. 혹시 음악 재생 중 일시 정지를 하고 싶다면 통화 버튼을 2초 동안 길게 눌러주면 된다. 음성 통화나 음악 감상을 하다가 볼륨을 조절하고 싶다면 이어훅 위쪽의 볼륨 버튼 2개를 활용하자.


보이저 5200의 기본 구성품은 제품 본체와 충전용 마이크로 USB 케이블, 3개의 이어팁이다. 이어팁은 마치 젤리 같은 부드러운 실리콘 소재로 착용감이 무척 좋으며 대.중.소 사이즈가 하나씩 들어있다. 이어셋 충전을 할 때는 제품 후면의 가장 아래쪽에 있는 마이크로 USB 포트를 PC에 연결해주면 된다. 그런데 마이크로 USB 포트 위쪽에 있는 금도금 전극은 무엇일까? 이 제품을 구입할 때 자금을 조금만 더 보태면 보이저 5200의 든든한 지원군을 확보할 수 있다. 별매의 전용 충전 케이스가 그것으로, 이어셋에 있는 자석 내장형 전극은 이를 위한 부속이다.


보이저 5200 충전 케이스는 내부에 배터리를 지니고 있어서 무려 14시간의 추가 통화 시간을 제공한다. 그리고 자석으로 탈부착하여 보이저 5200을 수납할 수도 있고 케이스 위에 거치할 수도 있다. 이 디자인은 실로 영리한 것이다. 이어셋을 휴대하는 상황에는 제품을 보호하며 충전을 해둘 수 있으며, 이어셋을 사무실에서 쓰는 경우에는 책상 위에 멋지게 장식하면서 충전도 한다. 게다가 보이저 5200을 충전 케이스에 넣거나 도킹하는 과정도 깔끔하다. 이어셋의 붐을 접은 후 케이스 속에 넣으면 자석 전극이 탁 붙어서 고정이 되고, 케이스 밖으로 도킹할 때에도 대충 끼워주면 스스로 붙는다.


충전 케이스는 충격을 방어하기 위해 단단한 플라스틱과 두툼한 고무 막으로 무장하고 있으며 내장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한 마이크로 USB 포트와 배터리 잔량을 확인할 때 누르는 버튼이 있다. 한 쪽 끝에는 이어셋 아이콘과 배터리 아이콘이 보이는데 여기에 각 3개씩의 파란색 LED가 있어서 이어셋과 충전 케이스의 배터리 잔량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놀라는 점은, 이어셋 못지 않게 충전 케이스의 디자인도 늘씬하다는 것이다. 커버를 열고 있으면 마치 검은색 스포츠카 같은 느낌이 든다.


이 제품을 보면 이런 생각도 들 것이다. ‘음성 통화만 하면 되는 이어셋이 왜 이렇게 크지?’ - 그런데 보이저 5200으로 음성 통화를 해보면 생각이 싹 바뀔 것이다. 주변에서 온갖 소음이 들려와도 이어셋을 착용하고 있는 한 쪽 귀에서는 상대방과 나의 목소리만 존재하는 ‘대화 공간’이 형성된다. 이러한 통화 경험을 위해 여러 가지 첨단 기술이 투입됐고, 그 형태는 이어훅과 붐이 장착된 중형급 모노 이어셋이 됐다.

먼저 보이저 5200의 길쭉한 마이크 붐을 살펴보자. 이 막대는 마이크를 사용자의 입 근처로 접근시키는 역할도 하지만, 그 안에 4개의 전방향 마이크를 지니고 있다. 이 마이크들은 각각 윈드 박스라는 것으로 케이싱이 되어 있으며 바람 저항 알고리듬을 사용해서 바람의 소음이 생기면 즉시 반응한다. 또한 마이크를 감싸는 윈드 스크린 필터가 있고 6중 구조로 바람을 차단한다. 더불어 공기 저항을 최소로 줄이는 마이크 붐 디자인까지 반영되어 사실상 바람의 영향을 받지 않게 된다.


노이즈 캔슬링도 중요하다. 4개의 마이크는 내장된 DSP로 면밀히 컨트롤되어서 주변 소음의 종류를 파악한 후 깔끔하게 제거한다. 각각의 마이크는 소음이 들려오는 방향에도 대응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앞에서는 도로 공사가 진행 중이고 뒤에서는 버스가 공회전 중이라면 두 가지 소음을 모두 파악하여 캔슬링한다는 뜻이다.

또 다른 기술은 ‘스마트 센서’를 들 수 있다. 제품 속에 내장된 센서가 이어셋을 착용하고 있는지 벗어두었는지 스스로 감지한다. 만약 이어셋을 벗어두었는데 전화가 왔다면 이어셋을 귀에 쓰는 것만으로 받을 수 있다. 또, 혹시 음악을 듣고 있었다면 이어셋을 벗으면 일시 정지가 되고 다시 쓰면 재생이 재개된다.


블루투스 이어셋이나 헤드셋에서 지원되지 않으면 굉장히 아쉬운 기능이 있다. 두 대의 기기에 동시 연결해서 번갈아 사용할 수 있는 멀티 포인트 기능이다. 당연하게도 보이저 5200은 멀티 포인트 기능을 지원하며 두 번째 기기를 페어링하는 과정에서 전원을 끌 필요도 없다. 첫 번째 기기와 자동 페어링을 한 후에 두 번째 기기와 수동 페어링하려면 대기 상태에서 통화 버튼을 길게 눌러 LED가 파란색과 빨간색으로 점멸하게 만들자. 이 때 두 번째 기기에서 보이저 5200을 찾고 선택해주면 두 대 연결이 완료된다. 이어셋 본체를 스마트폰에 접촉시켜 원터치 연결하는 NFC 페어링도 지원한다.


플랜트로닉스 블루투스 제품을 사용한다면 스마트폰에 ‘플랜트로닉스 허브(Plantronics Hub)’라는 무료 앱을 설치해보자. 보이저 5200의 페어링 후에는 플랜트로닉스 허브 앱에서 자동 인식하며 앞으로 남은 통화 시간과 제품 정보를 볼 수 있다. 또한 제품 매뉴얼이 없어도 앱에서 각종 사용 안내를 받을 수 있으며, 이어셋을 찾을 수 없을 때 스마트폰 쪽에서 신호를 보내어 발견하는 기능도 있다. 음 소거 상태를 알려주는 방식이나 스마트 센서의 켜고 끄기와 같은 상세 옵션도 앱에서 바꿀 수 있다.

또 한 가지, 보이저 5200은 제품의 사용 시간과 배터리 잔량 및 각종 상태를 음성으로 안내해준다. 이 때 영어를 듣고 싶지 않다면 플랜트로닉스 허브 앱에서 펌웨어 업데이트를 하고 한국어 언어팩을 받자. 설치 완료 후에는 한국어로 모든 안내를 받게 된다.


2주 정도 사용해본 경험 속에서 보이저 5200은 늘 조용한 대화 공간을 마련해주었다. 주변이 아무리 소란스러워도 귀 속에서는 뚜렷한 목소리의 교류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플랜트로닉스 측에서 알려준 내부 테스트 결과도 흥미롭다. 시속 100km로 주행 중인 자동차 안에서 창문을 열고 통화를 해봤는데 목소리에 조금도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한다. 바람 부는 날 자전거를 타면서 통화해도 바람 소리가 깨끗이 사라졌으며,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길에서도 아무렇지 않은 음성 통화가 가능했다. 아래의 영상은 별도 녹음이 아니라 보이저 5200의 스피커 부분에서 녹음한 음성을 제시하고 있다. 정말로 목소리만 전달되는 것을 보니 지하철 안에서 이어폰 마이크를 입에 물고 통화하는 것이 억울하게 느껴질 정도다.



도심에서 수많은 사람과 연결되어 산다는 것은 민첩하고 예리하게 자신을 다듬는 과정이기도 하다. 또는 특정한 사람과 집중적으로 연결되어서 긴밀함을 유지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보이저 5200은 플랜트로닉스가 오랫동안 만들어온 음성 통화용 이어셋의 또 다른 완성본이라고 본다. 기본적으로 음성 통화 품질이 좋지만, 그보다 더 뚜렷하고 더 스마트하게 대화할 수 있도록 디자인과 기술을 업그레이드했다. 주변 소음이 심하고 바람이 세차게 불어도 보이저 5200은 상대방과 나의 목소리만을 전달하는 라인이 되어주었다.

지민국(luric@buyk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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