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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리뷰
원터치로 즐기는 무선 사운드, 필립스 BT2110
NFC 페어링, Apt-X 코덱 지원의 타워형 무선 스피커

2014년 09월 17일


휴대용 블루투스 스피커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일까? 아마도 ‘휴대성’일 것이다. 작은 크기, 가벼운 무게를 지녔으면서도 빵빵한 소리를 들려주는 블루투스 스피커가 있다면 집 안에서는 물론 여행을 가거나 캠핑 장소에서도 언제나 음악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즉, 사용자의 곁에 항상 있어준다는 점이 블루투스 스피커의 특기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블루투스와 같은 무선 연결의 장점이 휴대성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반경 10미터 정도의 무선 연결 범위 안에서는 사용자가 얼마든지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두자. 스피커와 사용자가 멀리 떨어진 상황에서도 자유롭게 다룰 수 있으니 실내에서의 편의성도 훌륭하다.

필립스(www.philips.co.kr)의 BT2110은 실내의 지정된 장소에 두고 사용하는 블루투스 스피커다. 모델명 앞의 BT에서 B는 블루투스, T는 타워라고 봐도 좋다. 85cm에 달하는 훤칠한 키의 타워형 스피커인데 가장 핵심적인 기능으로 블루투스 연결을 선택한 제품이다. 또한 2.1채널 스피커와 앰프, 세 종류의 입력 기능을 포괄하는 올인원 타입의 스피커이기도 하다. 널찍한 거실이나 조용한 방 안에 두고 블루투스를 사용하는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PC 등과 함께 자유로이 쓸 수 있다. NFC 페어링이 가능하며 Apt-X 코덱도 지원하니 고급형 블루투스 스피커로서의 자격도 충분히 갖춘 셈이다.


BT2110의 디자인은 블랙 컬러의 네모 기둥과도 같다. 태초의 모노리스(Monolith)라고 할까. 중앙 부분에 은색 라인이 있는 것을 빼면 올 블랙의 타워이며, 마치 고층 빌딩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나무 소재의 인클로저(Enclosure)를 사용하며 전면은 패브릭 소재의 그릴로 덮여 있다. 이 제품이 세로로 길쭉한 타워형이 된 것에는 사운드의 영향이 가장 크다. 이런 스피커 제품은 실내의 어디에나 쉽게 배치할 수 있어야 하며, 배치한 후 지켜볼 때 깔끔한 인상을 주어야 한다. 그래서 커다란 박스 형태로는 만들 수가 없는데 얇고 작은 형태로 만들면 ‘저음의 확보’가 어렵게 된다.

BT2110은 저음을 재생하는 서브 우퍼를 타워 인클로저의 위쪽에 배치하고 아래쪽의 덕트를 통해 증폭되도록 했다. 마치 긴 나팔처럼 길쭉한 스피커 내부에서 저음이 증폭되어 더욱 깊은 울림을 만들 수 있다. 이러한 설계 덕분에 비교적 작은 지름의 서브 우퍼로도 강력한 저음 재생이 가능하다. 더불어 매우 심플한 디자인을 갖추게 되었으니, 차분하고 시각적 노이즈가 없는 인테리어 디자인을 원할 때 좋은 소품이 될 것이다.


모든 컨트롤을 기본 포함되는 리모컨에서 할 수 있지만, 비교적 자주 사용되는 기능은 스피커 본체에 잘 배치되어 있다. 모든 버튼이 스피커의 꼭대기 부분에 배치되어 사용하기가 편하며 볼륨 조절, FM 라디오의 주파수 선택, 곡 순서 변경, 입력 선택 등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요즘 흐름에 딱 맞게 제품 상단의 중앙 부분에 NFC 영역이 마련되어 있다. 혹시 NFC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사용 중이라면 스마트폰을 BT2110의 머리에 접촉시키는 것으로 한번에 블루투스 페어링을 마칠 수 있게 된다.


제품 설치는 매우 간단하다. 세 가지 입력이 가능한 올인원 타입의 스피커지만 중심적으로는 ‘대형 블루투스 스피커’이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 놓은 후 전원 케이블만 연결하면 사용 준비 완료다. 단, 전원 케이블의 길이가 1.2m 정도로 짧은 편이니 배치할 장소를 잘 고르는 게 좋겠다. 일반적인 장소로는 거실의 TV 옆이나 서재의 벽 한 쪽을 들 수 있다. 저음의 깔끔한 울림을 얻기 위해서 제품의 후면을 벽으로부터 약간 띄워두는 센스도 발휘해주자.


앞서 BT2110의 버튼이 꼭대기에 모두 배치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이제 바로 옆으로 시선을 돌려보자. 우측을 보면 USB 메모리를 꽂을 수 있는 A타입의 USB 커넥터가 있으며 3.5mm 스테레오 케이블을 연결하는 커넥터도 보인다. 또한 저음 덕트가 있는 제품 하단을 보면 케이블 타입의 FM 라디오 안테나도 붙어 있다. 필립스는 타워형 스피커에서도 다양한 입력을 지원하고 있는데, BT2110은 CD 플레이어를 쓰지 않고 간편하게 음악을 듣는 사용자를 위해 개발된 제품이다. 즉, 블루투스와 USB 메모리, 3.5mm 외부 입력만 있어도 어지간한 음악은 모두 들을 수 있는 것이다.


USB 호스트 기능과 FM 라디오 지원

USB 메모리를 꽂는다는 것은 BT2110이 USB 호스트 기능을 갖췄다는 뜻이다. 흔히 사용되는 USB 플래시 메모리에 MP3 파일을 담은 후 BT2110에 연결해서 USB 입력을 선택하면 곧바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USB Direct) 그리고 3.5mm 스테레오 케이블을 준비하면 다른 MP3 플레이어나 PC, TV, 비디오 게임 콘솔과도 연결해서 외장 스피커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FM 라디오는 디지털 방식으로 높은 선명도를 갖추고 있어서 케이블 안테나를 펼쳐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BT2110에는 모든 기능을 다룰 수 있는 리모컨이 기본 포함된다. 가장 위쪽의 전원 버튼과 함께 사운드(Sound)라고 적힌 버튼이 보이는데, 이것은 제품 속에 들어 있는 5가지 소리를 선택하게 해준다. 그 아래로는 USB, FM 라디오, 외부 입력을 선택할 수 있는 버튼들이 마련되어 있으며 FM 라디오 선택 버튼은 한번 더 누르면 블루투스 입력을 선택하게 된다. 대부분의 기능을 본체에서 입력할 수 있지만 사운드 선택과 시계 관련 기능은 리모컨에서만 쓸 수 있으니 주의하자.

*꼭대기 부분에 배치된 LED 디스플레이는 각종 정보의 표시와 함께 디지털 시계의 역할을 겸한다. 시계의 알람음은 FM 라디오 또는 USB 메모리 속의 MP3 파일을 사용할 수 있다.


블루투스 오디오 기기에서 늘 단점으로 꼽히는 것은 선명하지 못한 고음이다. 이것은 일반적인 블루투스 코덱이 지닌 근본적 한계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여러 블루투스 스피커들이 DSP 튜닝을 통해 이 점을 극복하려고 노력 중이다. 단, BT2110은 기본 코덱에서의 사운드 향상 노력과 더불어 Apt-X 코덱도 갖추고 있다. 혹시 사용 중인 스마트폰이 Apt-X 코덱을 지원한다면 더욱 선명한 고음과 함께 음악을 듣게 될 것이다.


BT2110의 소리를 음미하기 전에 몇 가지 체크를 해보자. 첫째는 저음량의 조절이다. 이 제품은 리모컨을 통해 -3부터 +3까지 서브우퍼의 저음량을 조절할 수 있다. 보통은 0에 두고 감상하게 되는데, 제품이 설치되는 환경에 맞춰서 알맞게 저음량을 조절해두면 좋다. 예를 들어 공간의 제약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벽에 딱 붙여서 설치한다면 저음량을 줄여 준다. 아니면 자신의 취향에 맞춰서 강력한 저음과 적당한 저음을 선택해도 된다.

둘째는 DSC 세팅이다. 블루투스 연결 상태에서의 사운드는 유선 연결 상태의 오디오와 달리 소프트웨어의 역할이 중요하다. 필립스의 디지털 사운드 컨트롤은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미리 만들어놓은 소리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BT2110에는 DSC 세팅이 5개 준비되어있다.

DSC 1 : Balanced – 가장 일반적으로 선택하게 되는 균형적 세팅이다.
DSC 2 : Clear – 고음을 약간 끌어올려 더욱 선명한 소리로 만든다.
DSC 3 : Powerful – 중저음을 강화해 힘찬 소리가 된다.
DSC 4 : Warm – 고음을 줄이고 저음을 완만하게 강조해서 따뜻한 음색을 들려준다. 
DSC 5 : Bright – 고음을 강조하고 저음을 약간 줄여서 밝은 음색으로 만든다.

기본적 설명은 이렇게 했지만, 음악을 크게 듣지 않는다면 DSC 1번으로 고정시켜두고 감상해도 무리가 없다. 이 제품의 소리는 근본적으로 사람이 듣기 좋도록 조절되어 있기 때문에 부가적인 양념을 더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BT2110의 스피커는 2.1채널 구조이며 고.중음역을 재생하는 스피커가 제품의 위쪽에 배치되어 있다. 바닥에 앉거나 소파에 앉으면 고.중음역의 전달 높이가 청자의 귀 높이와 맞춰져서 더욱 선명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저음은 방향성이 거의 없지만 고.중음역은 직진하는 경향이 강함을 잊지 말자. 또한 볼륨을 높여서 높은 출력으로 공간을 가득 채우는 용도로도 좋다. (최대 출력이 RMS 80W에 이른다.) 소리의 잔향이 스피커 주변으로 퍼지는 느낌이 강하므로 라이브 공연 음반을 들으면 상당한 현장감을 전달 받을 수 있다.

또 하나의 특징은 고.중음역과 저음역이 분리되어 재생되는 듯한 느낌이다. 저음의 호흡이 상대적으로 길게 나오는 타입이라 저음이 고.중음역과 융합되지 않고 별도의 배경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저음이 인클로저 안에서 울린 후 그대로 바닥을 타고 아래쪽으로 퍼져나간다. 넓고 깊은 저음의 바탕이 깔린 상황에서 음악을 즐기는 경험이다.


감상 시간이 길어질수록 중음역이 앞으로 튀어나옴을 느낄 수 있다. 단지 고.저음만 강조한 것이 아니라, 보컬이나 현악기의 비중이 높은 곡을 들을 때 명료한 중음역을 들을 수 있게 한 것이다. 마치 보컬리스트가 바로 앞에 있는 듯한 가까움이다. 스피커 앞에서 들을 때 중음역의 가까움이 더욱 강해지고, 스피커 옆이나 뒤쪽에서 들어도 FM 라디오 DJ의 목소리를 또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 고음과 중음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느낌도 좋다. 약간 거친 입자를 지녔지만 대체로 결이 곱고 매끄러운 감촉의 중음역 재생이라고 하겠다.


Apt-X 코덱을 지원하는 기기가 없어서 일반 블루투스 연결로 감상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음의 선명도 역시 인상적이다. 가늘고 곱게 나오는 느낌보다는 선이 굵고 잔향이 많은 타입의 고음이라고 하겠다. 고음 중 일부 영역이 약간 강조되어 달콤하게 착색된 인상도 있다. 어떤 음악을 들어도 고음 악기에 약간의 화려함과 단맛이 추가되는 느낌이 든다.


중요한 것은 밸런스다. 저음량이 보강되어 있지만 대체로 고.중.저음의 균형을 잘 맞춰주고 있다. 선명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고음을 너무 강조하거나, 입체감을 위해 중음역을 낮추는 선택도 하지 않았다. DSP 쪽의 튜닝이 근본적으로 밸런스를 지향하고 있으며 음향적으로 손실이 발생하게 되는 블루투스 환경에 맞도록 고음 일부를 착색한 것으로 보인다.

요컨대 BT2110은 하이파이 오디오처럼 대단히 맑은 소리는 아니지만 충분한 해상도가 있으며 오래 듣기에 편안한 소리를 들려주었다. 스피커 앞에 각잡고 앉아서 듣는 용도가 아니라, 방이나 거실, 주방 등에서 배경 음악을 재생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품이다. 저음의 울림을 더욱 부드럽게 완화시키고 중음역을 가깝게 당기되 고음역은 자극감을 줄인 상태에서 듣기 좋은 착색을 더한 것이다. 이러한 복합적 조절이 결과적으로는 귀를 부담스럽게 하지 않으며 청각보다는 몸 전체로 분위기를 느끼는 소리를 만든다.


시대는 확실히 모바일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필립스 BT2110을 살펴보면서 이런 생각은 더욱 확고해진다. 다수의 기기를 겹겹으로 쌓아 올리고 일명 궤짝이라 불리는 대형 스피커로 오디오를 갖추던 시절을 상기해보면 무선 연결만으로 강력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올인원 타워 스피커는 마치 다른 세상의 물건처럼 보인다. 이제는 오디오 시스템으로 거실을 꽉 채울 필요도 없고 앰프 앞에 가서 버튼을 조작할 이유도 없다. 가구 옆에 세련된 모습으로 세워둔 스피커를 통해 스마트폰 터치 한 번으로 음악 재생을 시작한다. 편리함, 디자인, 그리고 사운드의 조화가 여기에서 시작된다.

사진:이재성/ 편집:윤지예/ 리뷰:지민국 기자(luric@buyk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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